한국일보

울돌목 vs 말마라 해협

2014-08-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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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마당

▶ 추재옥 / 의사

나는 역사 속 유명한 전적지인 울돌목과 터키의 말마라 해협에 배를 타고 직접 가 보았다. 세찬 물살에 계속 부딪치고 시달려 돌들이 울어댄다는 울돌목, 물살이 빠르고 암초들이 많아 바닷물이 회오리바람 토네이도처럼 뱅뱅 돌아 배가 한번 빠져 들어가면 못나오게 되어 있다.

충무공은 은밀하게 물밑으로 쇠줄을 깔아놓는다. 그리고 달의 인력과 밀물 썰물의 천기를 정확히 측정하고 적절한 시간에 맞추어 적선을 울돌목까지 유도해냈고, 결과적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기적 같은 승리를 이끌어낸다.

충무공은 ‘사즉생 생즉사’ 죽기 아니면 살기로 실전에서 맨 앞에서 홀로 돌진해 몸소 모범을 보였다. 그리고 이에 감격한 사병들은 초개처럼 목숨을 버리면서 뒤를 따랐다.


하지만 나는 명랑대첩 대승의 가장 큰 요인으로 기밀을 누설하지 않았던 이순신의 부하들과 그들의 충성심을 꼽고 싶다. 왜선의 동태를 정보수집으로 미리 파악하고 있었고 이에 대응하는 지형지물을 이용한 천재적인 작전계획을 세웠다. 이러한 작전이 적에게 누설됨이 없이 완전무결하게 수행되었다는 것은 적에게 밀고하는 간첩이나 배신자가 한명도 없었다는 뜻이다.

터키의 케말 파샤 장군은 흑해와 지중해를 이어주는 말마라 해협에 쇠줄을 매달아 놓고 당시의 막강했던 영국함대를 유도해 내어 전멸시켰다. “말마라, 말하지 말라, 기밀을 누설하지 말라”라는 위대한 교훈을 터키와 우리 백성들은 말없이 지켜내었다.

“말마라!” 철통같은 보안은 이 시대에 반역자들에게 주는 가장 위대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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