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대한 소고

2014-08-16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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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평일 버지니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두고 한국 신교계가 교황을 이단, 적 그리스도라고까지 비난 하며 야단 법석을 떨고 있다.
기독교 인구가 1%도 채 되지 않는 일본, 불교, 힌두, 모슬람 국가들, 심지어 종교를 부인하는 공산 국가들에서조차도 일어날 수 없는 한심한 작태가 세계 10번 경제 대국 대한민국 땅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니. 도대체 그들은 어는 시대, 어느 나라에서 타임 머신을 타고 날아 온 사람들인가.
솔직히 말해 보자. 예수가 언제 특정한 종교를 만들었던 적이 있는가? 카톨릭, 러시아 정교, 희랍정교, 성공회, 몰몬, 신교, 퀘이커… 모두 다 예수 이름을 팔아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종교가 아니겠는가. 그런 종교들이 이 지구상에서 다 사라져도 사랑이신 하나님은 영원 전부터 영원 후 까지 실존한다는 것이 예수의 가르침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서 나는 잘 알지 못한다. 실제와는 달리 과장되고 포장된 부분들이 많을 수도 있다. 모든 종교가 다 그렇듯이. 분명한 것은 그분의 현대 물질문명에 대한 비판과 경고, 사랑과 나눔, 겸손과 용서에 대한 메시지는 하느님의 목소리라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겸손한 미덕을 생각하며 이런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머리를 스쳤다.
한 마을 이웃에 사는 한 성직자와 거지가 같은 날 같은 시에 죽어 천국문에 도착했다. 천국 수문장인 베드로가 나와 두 사람의 행색을 유심히 훑어보더니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거지를 반갑게 천국 안으로 인도하고 문을 꽝 닫아 버렸다. 이에 성직자가 노발 대발하여 부당한 처사라며 베드로에게 대들었다.
“나는 평생 성직자로 봉사하며 누구 보다 열심히 율법을 지키며 자타가 공인하는 의인의 길을 걸어 온 사람이다. 반면 저 거지는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죄인 중 죄인이다. 그런데 나같은 의인은 지옥으로 내치고, 저 죄인을 천국으로 인도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당신의 휭포다."
이에 베드로가 정색을 하고 이렇게 그를 꾸짖었다.
“저 거지는 자신이 죄인이라는 생각에 평생 고개를 제대로 한 번 못들어 보며 겸손한 삶을 살아왔다. 바로 오늘만 해도 그렇다. 자기 같은 죄인이 천국문이라도 구경할 수 있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겨지지가 않아 기뻐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당신의 태도는 어떠 했느냐? 천국이 평생 당신이 행한 위선적인 선행과 봉사에 대한 당연한 보상이라고 거드름을 피우고 있지 않았느냐? 너는 이미 저 세상에서 성인이라는 칭호까지 받으며 남을 정죄하는 특권, 존경과 명예, 그리고 세상 온갖 권세를 마음껏 누려왔다."
“천국은 너 같은 자칭 의인들의 특권으로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겸손한 죄인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올 수 있는 곳이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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