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잘못을 인정 안하는 DNA

2014-08-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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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마당

▶ 나광수 / LA

임진왜란으로 조선과 일본 사이에 국교가 단절되자 답답한 일본은 조선에 국교재개를 요청했다. 그때만 해도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던 조선이었기에 일본은 조선과의 무역 없이는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어 있었다.

조선은 국교 재개의 조건으로 3가지를 내거는데, 임진왜란을 사죄하는 국왕 명의의 국서를 보낼 것, 임진왜란 시 왕릉을 파헤친 주범을 잡아 인도할 것, 잡혀간 포로들을 송환할 것 등이었다. 포로 송환은 이루어졌으나 국서와 도굴범이 문제였다. 그때 정권을 잡고 있던 도쿠가와는 임진왜란은 도요토미의 짓이고 그 당시 자기는 다른 지방에 있었노라고 발뺌을 했다.

잔꾀에 능한 일본은 그 당시 대마도 번주가 꾀를 내어 일본국왕이 보낸 것인 양 국서를 위조하고 가짜 도굴범 두 명을 보내 국교의 길이 트이게 된다. 하지만 수차례나 위조된 국서가 오고 가다 결국은 들통이 나게 된다. 이것이 해괴망측한 ‘국서위조사건’이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2차 대전 당시 일본에 피해를 당한 동남아 국가들이 사죄와 보상을 요구하자, 일본은 교육시켜주고 문명을 개화시켜주지 않았냐는 망언을 서슴지 않고,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이 문제가 되자, 자기네는 동원한 적이 없고 그 당시 전쟁을 하던 나라는 모두 위안소를 운영했다는 발뺌을 했다. 더욱이 증인들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데도, 매춘부니 뭐니 해서 국제적 공분을 사며 역사를 왜곡하고 회피한다. 그 재주가 조상 도쿠가와를 꼭 닮아 있다. 이들은 과거의 잘못을 인정 안하는 DNA를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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