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엄마의 여름방학

2014-08-0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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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마당

▶ 박수진 / 주부

여름방학의 반 이상이 지나가 버렸다. 여름방학은 많은 사람들에게 나름의 의미를 가지게 되는 시간이다. 학생들에게는 우선, 학교와 과외활동으로 빠듯한 생활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학과 성적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로부터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 또 가족과의 여행이나 가치 있는 봉사활동 등으로 심신이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학생들이 보내는 여름방학이 이렇게 채워지듯이 학부모이자 엄마에게도 여러 가지 의미가 되고 또한 힘겹게 넘어야할 산이 되는 경우도 있다. 워킹 맘인 경우는 여름방학동안 서머캠프들의 행렬 속에 아이들을 끼워 넣어야하는 부담감과 미안함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이 그렇다고 볼 수 있다.

5, 7학년을 마친 두 아이를 키우는 나에게 여름방학은 어떤 시간인지 생각해 본다. 불혹을 넘어서고 있는 나이에도 유독 아침잠이 많은 나에게 학기 중에는 힘겨운 아침시간이 방학 동안은 여유로 와 좋기는 하다.


하지만 학기 중 아이들의 짜인 학교스케줄과 과외활동을 대신할 만한 스케줄 관리는 오롯이 엄마의 몫이 된다. 긴 여름방학을 어떤 시간들로 채워 줄까하는 고민과 더불어 시작됐던, 길게만 느껴졌던 여름방학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니 마음이 조급해짐을 느낀다.

좀 더 짜임새 있는 여름방학을 보내게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 새 학기를 시작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방학시작과 함께 계획했던 것들의 진행 상황을 점검해보고 계속 잘 해나갈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아이들을 다독여봐야겠다. 휴우~ 이건 아이들 방학인지, 내 방학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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