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악소문·왕따… 어르신들 왜 이러나

2014-08-07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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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취재/노인아파트 집단 따돌림

‘자식자랑’등 사소한 이유 시작한 감정싸움대기
편법 입주자간 알력...파벌싸움 비화도

한인 타운내 노인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할머니 김모(72)씨. 김 할머니는 같은 노인아파트에 사는 다른 한인 노인들로부터 지속적인 집단 따돌림을 당해 심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김 할머니가 보기에 그 이유는 터무니없는 것이었다. 이 노인 아파트에 한 할머니가 자식 자랑을 너무 한다는 이유로 소위 왕따를 당하고 있는데, 그 할머니와 가깝게 지낸다는 것이었다.

김 할머니는 “따돌림의 대상이 된 후 아파트 내부에서 말을 걸어주는 노인들도 없고 복도를 지날 때마다 다른 한인 노인들이 이상한 사람처럼 쳐다보는 것 같아 괴롭다”며 “어렵게 들어온 아파트이지만 왕따를 견딜 수 없어 다른 노인아파트로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넋두리를 했다.


이처럼 한인 노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일부 노인아파트 등에서 노인들간 집단 따돌림 현상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한인 노인들간 왕따로 인해 정신과 상담을 받는 경우도 발생하는 등 도를 넘는 심각한 상황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같은 노인 왕따 문제는 노인들간 사회적 관계 형성에서 오는 경우도 있지만 노인아파트 입주 때 장기간 기다렸다 입주한 노인들과 편법으로 단기에 입주에 성공한 노인들 간 보이지 않는 알력 등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인사회 노인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부 노인아파트에서는 브로커에서 수천 달러의 뒷돈을 내고 들어온 노인들과 다른 노인들간 보이지 않는 파벌이 존재하고 있으며, 노인들끼리 자체적인 규율을 마련하고 이를 어길 경우 집단 따돌림을 가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노인 관련 단체 관계자는 “노인 아파트 집단 따돌림 문제는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볼 수 있다”며 “따돌림을 조장하는 한인 노인 입주자들은 아파트 매니저와의 유착관계를 형성해 집단 따돌림 대상자에게 입주민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받지 못하게 암묵적으로 조정하는 등 다양한 불이익을 주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노인아파트에 입주한 한인 중 따돌림 대상으로 전락한 노인들은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노인 아파트 내부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했을 경우 마땅히 대처할 수 있는 법적제도가 아직까지 마련돼 있지 않은 점도 이 같은 집단 따돌림 현상을 지속시키고 있는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조진우·이우수 기자>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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