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의 여름소식

2014-08-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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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마당

▶ 김현주 / 교사

가족들과 함께 한국을 찾을 때 마다 꼭 들리는 곳은 시장이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저마다 좋은 분위기에 볼 것도 많고 사고 싶은 것도 많아 몇 번을 가도 질리지 않는다. 또 대학가에 자리 잡은 가게들은 저렴한 가격에 그때의 유행을 알아볼 수 있어 재미있다.

대학가 한 가게의 시계 진열장에서 작은아이가 발견한 것은 시계들이 가리키는 시간이 다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배터리가 없어서란 생각을 하며 점원에게 물어보니, 시간이 맞지 않는 시계를 차는 게 유행이라고 한다. 늘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가는 한국인다웠다.

재래시장은 물건도 물건이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조화로운 분위기가 하도 강렬해서 좀처럼 잊히지 않는 곳이다. 직접 재배한 상품을 가지고 온 주름진 얼굴의 할머니들을 보며 그분들의 어제의 삶을 생각해 보게 되고, 부부가 서로 도우며 물건을 파는 모습을 보며 그분들의 오늘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한국의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에너지는 한여름의 후끈한 더위 같고, 사람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정은 더위를 씻겨내 주는 시원한 비와 같다. 그렇다. 내 아이들에게 한국은 더위와 비의 계절이다. 이 여행이 끝나고 나면 아이들은 많이 클 것 같다. 뜨거운 햇살과 비를 맞고 쑥쑥 크는 한국의 들꽃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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