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산행의 즐거움

2014-08-0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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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설자 수필가 애난데일/ VA

여름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땅에서 뿜어내는 열기가 어찌나 대단하지 산행 내내 온통 땀범벅이가 됐다. 갑자기 밀려온 피로는 집에 도착 하자마자 퍼지게 소파에 누이고 어느 새 꿈속을 헤매듯 작년 어느 연휴에 가졌던 추억 속 타임머신을 타고 가고 있다.
버지니아 윈체스터 인근의 ‘마운틴 레이크 캠프’에서 산악인협회 일원으로 2박3일 캠핑을 즐겼던 날들. 기타 연주에 맞춰 연일 가곡, 팝송, 가요의 멋진 선율은 온 들판을 흥겨움에 들뜨게 했고 푸르름으로 물들인 산장에서 노래방 반주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는 캠핑의 묘미를 한층 낭만의 분위기로 넘쳐나게 했다. 에어베드가 깔리고 슬리핑백이 깔린 아늑한 텐트 속에서 잠자는 것이 얼마 만이었던가. 막 깊은 잠에 빠져드나 했더니 우당탕 천둥소리에 놀라고 갑작스런 빗소리는 사정없이 텐트 위를 마구 두드리는데 난 그 웅장한 빗소리가 얼마나 듣기가 좋았던지, 무더운 한여름 밤을 식히는 ‘아름다운 사랑의 세레나데’라고 하면 맞을까. 50여명이 함께한 산행과 밤을 새워가며 꼬챙이에 길게 꿰어진 통돼지가 모닥불위에서 서서히 익어가고, 구수한 냄새 군고구마, 옥수수, 조개를 손이 델세라 조심스레 꺼내어 호호 불어가며 먹는 재미는 두고두고 추억거리다.
이젠 자식들이 모두 떠난 빈 둥지에 덩그러니 노년의 부부만 남아 지나쳐 간 그 세월에 그리움만 남지만, 때때로 지인들과 색다른 모임 속에서 친목을 다지는 시간들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
산행을 즐기는 이유는 맑고 예쁜 새들의 지저귐 속에 졸졸거리며 흐르는 시냇물, 여기저기 피어난 꽃들과 함께 마음의 평화가 주는 최상의 휴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연은 ‘신이 인간에게 내려준 극치’ 라고 할 정도로 인간의 황폐해진 정서와 각종 질병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 않은가. 풀과 나무 꽃들이 어우러진 산림속에서 뿜어대는 맑고 깨끗한 산소를 마시며 걷는 즐거움. 50여명이 한가족이 되어 한 솥 밥을 먹으며 더불어 사는 삶의 기쁨을 만끽함은 지친 일상을 벗어난 심신의 휴식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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