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리 자녀들의 정체성

2014-07-3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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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의견

▶ 강화인 / 뉴욕

미국에 사는 한인들에게 “왜 여기서 살게 되었는가?” 질문하면 가장 많은 대답이 자녀교육이다. 관련 조사를 보면 한국은 핀란드와 나란히 가장 우수한 학력을 자랑하는 나라로 꼽히고 있고 미국은 17위에 머무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교육을 위해 미국을 선택하는 이유는 아마도 만만치 않게 드는 과외비용, 아이들이 어깨 한번 제대로 펴보기 힘든 과잉경쟁, 시험위주의 주입식 공부 방식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곳 부모들의 자녀 뒷바라지 형태는 전형적인 한국 부모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대학입학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불합격 비율도 따라서 높아지고, 입시생 부모는 대학에서 날아오는 편지에 한국에선 한 번에 끝날 희비쌍곡선을 열 번은 겪으면서 심장병 안 생기면 다행일 정도다.


그러나 일류 대학 입학이 교육의 목표이자 성공으로 여기는 것은 한국적 사고다. 교육은 자아를 형성해 나가도록 돕는 과정이다. 한인 아이가 미국이라는 환경 속에서 자아를 찾는 것은 한국아이가 같은 한국아이들 속에서 자아를 찾는 것보다 몇 배나 힘들다. 이런 중에 부모로서 아이가 겪는 어려움은 나 몰라라 하며 매일 공부만 강조한다면 문제가 있다.

우리는 한민족이면서 미국의 시민으로 권리와 책임을 행사하는 코리안 아메리칸이다. 자녀가 이 안에서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하는데 부모의 역할이 있다.

자녀가 자라면서 방황하는 때만큼 부모를 괴롭게 하는 시기는 없다. 자녀가 안정감과 자신감을 가지고 대인관계를 맺고 융합할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준다면 자녀에게 그보다 더한 선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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