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무에게서 배우는 지혜

2014-07-2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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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마당

▶ 박혜자 / 수필가

어린 시절에 향나무로 된 연필을 깎을 때면 향나무 냄새가 신선하고 좋아 기분이 상쾌해져서 그런 연필로 글쓰기를 즐겨 했다. 연필의 신선한 냄새가 나를 푸른 숲 속으로 끌어 들이는 듯 느껴졌다.

나무란 참으로 유용하게 많은 용도로 쓰여지는 것 같다. 나무는 땅속에서 새싹이 돋아나고 비를 맞으며, 때로는 강한 바람 속에서도 살아남아 스스로 자라서 큰 나무가 되는 일생을 가졌다. 수령이 다해 소멸되기도 하고 때로는 인간들에 의해 나무의 일생이 마무리 되는 것 같지만 연필, 종이 등으로 재생되어 인간과 늘 공존하는 듯 싶다.

집을 지을 목재로 다시 태어나기도 하고 하얀 종이로 거듭 나 글을 쓸 수 있도록 하기도 하며, 밥상이 되어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주기도 하며, 뜨거운 여름 햇빛을 가려 주어 시원한 쉼터가 되기도 한다. 나무가 내 뿜는 산소로 인해서 사람은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고 나무가 썩어서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석탄으로 변해 인간에게 연료를 공급해 주니, 나무는 참으로 하나님이 인간에게 준 큰 선물인 듯싶다.


우리는 과연 나무처럼 다른 사람들을 얼마나 배려하며 살고 있는지, 자연 앞에서는 고개를 들 수가 없다. 나무란 그 자리에서 평생 살면서 남을 탓하지도 않고 시기하지도 않으며 스스로 강하게 서 있으며 폭풍우 속에서도 허리가 굽어지는 것 같다가도 다시 일어선다.

우리 인간도 이런 점을 배워 강한 인내심을 키운다면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그것을 헤쳐 나갈 용기와 지혜가 생기지 않을까. 묵묵히 서 있는 고목처럼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강인한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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