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공사장 옆 차선으로 ‘목숨건 보행’

2014-07-28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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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러싱 커먼스 공사로 안전위협 받는 보행자들

공사장 옆 차선으로 ‘목숨건 보행’

한인 여성 2명이 폐쇄된 인도 옆 차도 위를 걷고 있는 가운데 그 옆으로 차 한 대가 지나가고 있다.

“플러싱 커먼스(옛 공영주차장) 공사부지와 맞닿은 유니온 스트릿의 보행자들이 사고 위험에 직면해 있다. ”

본보가 25일 현장을 확인한 결과 유니온 스트릿 루즈벨트 애비뉴 방면 2개 편도 차선중 1개 차선은 실제로 인도(sidewalk)처럼 사용되고 있었다.1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한인 노부부를 비롯해, 유모차에 갓 돌이 지났을법한 아이를 태운 중국계 엄마, 10대로 보이는 한인 청소년 등 많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이 도로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그러나 노던블러바드 쪽에서 달려온 차들은 이들의 보행을 알지 못한 듯, 급하게 차선을 바꾸거나 멈춰 서곤 했다. 심지어 사람들이 한 줄로 걷고 있을 땐 차들이 아무렇지 않은 듯 그 옆을 아슬아슬하게 지나쳐 가기도 했다. 운전자가 잠시라도 한 눈을 팔았다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던 것이다.


이런 상황은 벌써 한 달 넘게 벌어지고 있다. 플러싱 커먼스 공사를 담당한 개발회사측이 지난달 37애비뉴와 39애비뉴 사이 공사현장 쪽 인도를 폐쇄한 게 발단이 됐다. 옛 인도가 있던 자리에 커다란 표지판으로 ‘인도 폐쇄(Sidewalk Closed)’라는 안내와 함께 ‘반대편을 이용하라(Use Other Side)’고 적혀있지만 행인들이 이를 무시한 채 도로 위 보행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반대편 인도를 걷던 한 한인 중년 여성은 “벌써 몇 주째 저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사고가 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모든 걸 보행자들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몇 가지 아쉬운 점이 발견됐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보행자들을 자연스럽게 폐쇄된 인도로 안내하는 신호 체계.

본보 취재 결과 해당 공사현장 주변에는 폐쇄된 인도로 연결되는 신호등이 그대로 운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신호등에 맞춰 횡단보도를 건넌 시민들이 차도로 향하는 일이 매우 자연스럽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신호등만 총 4개가 작동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뚜레쥬르(옛 고려당) 앞 횡단보도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 신호가 켜지자 폐쇄된 도로 한 가운데로 진입하는 게 쉽게 눈에 들어왔다. 이와 함께 한인과 중국계 노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도로지만, 한국어나 중국어로 안내문구가 없다는 것 역시 문제점으로 제기될 수 있었다.

플러싱을 관할하는 109경찰서는 본보가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자 “개발회사와 협의를 통해 폐쇄된 인도 양쪽에 통행금지를 알리는 직원을 배치하도록 할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동시에 “의미 없이 켜져 있는 신호등 역시 시 교통국(DOT)에 알려 끄도록 할 방침”이라고 해명한 뒤 “그 전까진 도로 위를 걷는 일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함지하 기자>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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