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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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나라에서 혼자살며 ‘나는 한인’ 정체성 찾았어요”

2014-07-2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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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정부 초청 ‘ 영어봉사 장학생’ 2.세들에 인기

#사례1. 세인트존스 대학 출신의 장은성(29)씨는 대학 졸업후 경북 구리시에서 1년을 보낸 시절을 잊지 못한다. 한국 정부 초청 영어봉사 장학생으로 선발돼 부모의 나라, 모국의 참 모습을 제대로 느끼고 돌아 왔기 때문이다. 현재 약사로 일하고 있는 장씨는 “한국 읍내라는 곳에 도착했을 때는 두렵기도 했지만 이후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라며 “엄마 아빠가 태어난 나라를 체험하고 내가 한인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느끼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사례2. 역시 대구 인근 시골 초등학교에서 영어봉사 장학생으로 일한 진 정(24)씨는 당초 6개월 계약을 1년으로 연장한 경우다. 정씨는 친구를 만날 때마다 영어봉사 장학생 경험이 ‘한인이란 자아’를 성장시켰다고 이야기한다. 정씨는 “한국 시골학교에서 아이들과 지내며 그곳 문화를 마음껏 흡수할 수 있었다”며 “한인 친구들이 영어봉사 장학생에 적극 지원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에서 장기체류하며 모국을 체험하는 ‘한국 정부 초청 영어봉사 장학생’(TaLK) 프로그램을 경험한 뒤 이를 주위에 적극 추천하는 한인 2세들이 늘고 있다.


프로그램의 만족도가 높고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한인 부모들도 성인이 된 자녀가 모국 체험을 통해 미국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해당 프로그램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한인 2~3세들이 영어봉사 장학생에 몰리는 이유는 ‘한국 정부의 재정지원과 모국 체험 효과’ 때문이다.

장은성는 “장학생에 선발되면 한국 왕복항공권, 현지 숙소, 의료보험, 한국 체험 프로그램과 매달 월급 150만원을 지원받는 등 파격적 혜택”이라며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보람은 물론 주말에는 할머니 등 친척들과 만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뉴욕 한국교육원에 따르면 최근 마감한 제13기 영어봉사 장학생 지원자는 53명으로 이 중 60%는 한인 2~3세다. 최근 한류 영향으로 비한인 지원자가 늘어나 선발 경쟁률도 높아졌다. 한해 제한된 모집인원으로 경쟁률이 높아지자 한인 2~3세들은 면접에서 ‘엄마 아빠의 나라에서 혼자 힘으로 1년을 살아보고 싶다’고 간곡히 읍소할 정도다.

박희동 교육원장은 “영어봉사 프로그램은 한인 자녀들이 장기간 모국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향후 코리안 아메리칸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준다”며 “한인과 비한인 지원자가 매해 늘어나는 만큼 모집 인원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TaLK 프로그램은 2008년 농어촌 지역 초등학생 영어교육 활성화 방안으로 도입됐다. 영어봉사 장학생이 대학생 대상이라면, 중·고등학교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EPIK) 프로그램은 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모집한다. 문의: 646-674-6051
<이경하 인턴기자> A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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