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원에서 모험가로 변신한
▶ 한국인 최초 태평양 횡단 최준호씨
“추위와 폭풍우를 만나 고통스러웠지만 완주에 대한 집념을 꺾진 못했습니다.”배 젓는 노만 사용해 2,400마일에 달하는 태평양을 횡단한 최초 한국인 최준호<33•본보 7월24일자 참조>씨. 그가 대회를 마친 다음날인 23일 본보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감격에 겨워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9일 몬트레이에서 출발해 하와이 호놀룰루까지 항해하는 ‘그레이트 퍼시픽 레이스에 참가한 ‘연합국’(Uniting Nations, 4인 1조)팀 소속 최 선수는 43일 5시간 30분만인 지난 22일 목적지에 도착했다. 불굴의 의지와 동료애가 이뤄낸 쾌거였다. 또 대회 신기록과 기네스 신기록도 세웠다.
그는 “대회 시작 첫 주가 정말 지옥 같았다”며 “배 멀미로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추워 무척 고통스러웠다”고 회상했다.
또 첫 주차에 바닷물을 식수로 만드는 전기 조수기 고장으로 수동 전수기로 일일이 손작업으로 식수를 해결해야 했다. 매사에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의 최씨였지만 바다위의 생활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4주차에는 배 조정 시 앉는 의자 두 개가 모두 고장이나 노 젓는 것이 힘들어져 우승을 기대하지 않았다고 햤다. 그렇다고 포기할 그가 아니었다. 최씨는 “‘우승은 못해도 완주는 꼭 하겠다’는 일념에 최선을 다했다”며 “지금과 같은 힘겨운 고통도 지나고 나면 젊은 날의 추억이 될 거라 믿고 노를 저어 나갔다”고 말했다.
최씨는 “결승점 도달하기 전 마지막 주에 만난 큰 폭풍우는 육체적으로 힘들게 했지만 ‘난 이겨 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더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폭풍우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며 강풍을 이용해 배의 속도가 붙도록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위기 상황에도 주저앉지 않고 전진한 덕분에 오늘의 영광이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왜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모험을 하게 됐을까.
최씨는 “문득 ‘내가 태어난 날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가 궁금해 알아보다 한국 청년 두 명이 모터가 달린 요트로 태평양을 건넜다는 기사를 보게 됐다”며 “이걸 계기로 남들이 하지 못한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게 됐고 여러 정보 수집 끝에 이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근무했던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최씨. 그의 인생이 어느 날 가졌던 작은 궁금증에 의해 변했다. 이번 대회를 출전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 뒀고 월급쟁이를 하면 평생 모았던 돈도 대회를 준비하는 데 썼다.
대회에는 우승 상금도 없는 데도 말이다. 최씨는 “도전해 보고 싶었다”는 말로 그간의 이 모든 일들을 함축했다. 또 “나의 이번 도전기가 많은 청소년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준호씨는 24일 한국으로 돌아갔다.
<이수경 기자>
최준호씨가 태평양 횡단에 성공하는 것은 물론 우승까지 차지한 후 샴페인을 터뜨리며 자축하고 있다.
<사진Great Pacific Ra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