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름방학, 아이들이 바빠야

2014-07-1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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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양자 / 교육심리학 박사

학생들의 여름방학이다. 긴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9월 새 학년의 학업이 어느 지점에서 시작될 지가 좌우된다.

여름방학은 부모와 아이가 머리를 맞대어가며 치밀하게 계획하고 차질 없이 실천되어야 하는 기간이다. 일 년 내내 학교 공부에 시달렸으니 여름방학 동안만이라도 자유롭게 풀어주자는 생각은 아이의 학업 능력을 떨어트리고 나태한 생활 태도를 갖게 해서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아이들의 여름방학을 바라보는 부모들의 시각과 태도는 다양하다. 어떤 부모들은 여름방학을 아이의 공부,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경험으로 견문을 넓혀주는 절호의 기회로 생각한다. 또 어떤 부모들은 당장 아이를 보살펴줄 사람 혹은 맡길 데를 찾아야하는 것을 제일 큰 어려움으로 느낀다.


한인사회에는 학과목, 미술, 음악 학원들, 태권도 도장 등이 있어서 학업을 보충하고 숨은 재능을 발굴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을 방문하여 한국어 및 한국문화 강의를 수강하거나 이곳 미국 대학에서 제공하는 고교 대상 프로그램을 수강하는 것도 유익한 일이 될 것이다.

생업에 매달려야 하는 맞벌이 부모들에게는 아이들의 여름방학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혼자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무료한 시간을 많이 가져서도 안 된다. 만일 다른 방법이 없다면 아이를 아예 부부가 경영하는 가게나 기타 생활현장으로 데리고 나가서 나이에 맞는 일을 거들게 하는 것을 권한다.

가을이 되어 개학하면 여름방학 석 달 동안에 학업 면에서나 정서적으로 몰라보게 성장하여 돌아오는 아이가 있고, 지난 6월에 잘 외웠던 구구단마저 몽땅 잊어버리고 돌아오는 아이도 있다. 또 어느 새 악보도 읽을 줄 알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건반을 두드릴 줄도 알게 되어 돌아오는 아이도 있고, 땡볕 봉사활동으로 갈색이 된 얼굴로 환하게 미소 지으며 인사하는 청소년도 더러 만난다. 긴 여름방학을 아이들이 바쁘고 보람 있게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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