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욕심

2014-07-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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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마당

▶ 주디 이 / 약사

식탁에서 잘 보이는 창 앞에 허밍버드를 위해 빨간 물통을 달아 놓았다. 허밍버드가 들며 날며 앙증맞은 부리로 물을 마신다. 그러던 어느 날 놀라운 일을 보았다. 하나가 앉아 먹다가 다른 새가 오면 가만두지 않는다.

설마 했으나 열 번이면 열 번 쫓아 보낸다. 얘들도 밥그릇 싸움인가 보다. 마음이 쓸쓸해졌다. 미련한 것들, 같이 나눠도 물은 마르지 않을 텐데~ . 그러나 미련하기는 사람이 더 한 것 같다. 사람의 욕심이 이런 미물에게까지 전이 되었는가 보다. 욕심은 참으로 끝이 없다.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부를 이룬 사람도, 한 나라의 최고의 지위까지 오른 사람도 욕심은 끝이 없다. 자자손손 몇 대까지 먹을 것을 쌓아놓으면 저들의 욕심이 끝이 날까 자못 궁금하다. 노동자 파업은 종종 들어 봤으나 이제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 의사들도 파업을 한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며 돌볼 수 있다는 것은 부를 이루는 것만큼 귀하다는 자긍심의 손실이다.

샘물은 길어내어도 마르지 않는다. 내 주머니도 열고 이웃과 나누어도 마르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해 보고 싶다. 요정같이 예쁜 허밍버드가 싸우지 않고 나란히 앉아 물 마시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러면 날마다 물을 채워 주느라 바쁘겠지만 기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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