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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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 당뇨

2014-07-1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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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디 이 / 홍수

요즘은 건강보조식품 홍수시대라 할 수 있다. 건강에 좋다는 그 많은 보조식품과 처방을 다 따를 수도 없고 무시하자니 한구석 꺼림칙하기도 하다. 더 난감한 것은 어느 것이 정말 좋은지 선별이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당뇨병을 가지고 있다. 과체중도 아니요, 가족병력도 없으며, 과식도, 단 것을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당뇨가 찾아왔다. 내가 당뇨라는 것을 알면 저마다 당뇨에 좋다는 민간요법과 건강보조식품을 알려 준다. 그 사랑과 관심에 무조건 감사하며 듣지만 이것저것 따라하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에게 효과가 있었다고 꼭 나에게도 좋으리라 생각할 수는 없다. 체질은 저마다 다르고, 같은 병에도 상황에 따라 처방이 다를 수 있다.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건강보조식품도 결국 각자의 지혜로운 선택이 필요하다.


이말 저말 듣고 하나하나 사서 먹다 보면 대여섯 가지씩 먹게 되는 것은 보통이란다. 이 모두가 몸에 들어가 서로 상승작용을 할 지, 억제작용을 할 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지 모를 일이다.

풀뿌리 몇개 먹고 혈당이 뚝 떨어지기를 꿈꾸기보다 나는 음식조절, 운동, 처방 약을 먹으며 당을 다스리고 있다. 처음에는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을까 애도 써 보았다. 그러나 이제는 병과 잘 어우러져 살기로 마음먹으니 한결 편안하다.

당뇨, 네가 내게 온 것은 꼭 나쁜 일은 아니지! 건강에 무심하던 나를 일깨워 주었으니 고마운 일이기도 하니까, 오늘도 나는 당뇨와 친구 하자며 이렇게 속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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