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연 많았던 ‘고미술 장터’

2014-07-1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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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마당

▶ 최대식 / 한미문화 유산보존회 회장

지난달 18일~ 25일 한국일보 미주본사의 특별후원으로 “보물을 찾아드립니다” 행사가 열렸다. LA 지역에서 처음 열린 이 행사에는 많은 한인들이 수십년 소중하게 간직해온 ‘보물’들을 들고 찾아왔다. 오래된 그림과 글씨를 감정 받으며 어디에서 얼마를 주고 구입하였다, 얼마에 판매를 했다더라, 그때 그것을 구입했어야 했는데 … 이야기도 많고 사연도 많았다. 말 그대로 ‘고미술 장터’였다.

감정 내용을 보면 해공 신익희 선생의 작품도 있었고, 소장한 미술품이 진품이 아니고 모방품으로 판정을 받아 무척 실망한 분들도 있었다.

또 어떤 분은 청동 불상 3개를 가져왔는데 그 중 한 점이 명나라 초기에 제작된 불상으로 판정되었다. 감정가가 무려 2만 달러가 넘는 것으로 나오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벼룩시장에서 200달러에 구입한 물건이었다니 왜 안 그렇겠는가.


아쉬웠던 일은 고종의 초상화를 그린 석지 채용신의 그림인 커다란 초상화가 표구사의 잘못으로 아래 위가 잘리면서 원본이 훼손된 것이었다. 감정가가 낮게 판정되었음은 물론이다.

그런가 하면 한 서예 작품은 대원군의 친필이라는 감정을 받았다. 어떤 사람에게 추천서를 써준 내용이었다.

부모님이 유산을 물려주면서 땅과 그림 중 선택하라고 해서 그림을 선택했다는 분도 있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감정을 의뢰했는데 실망스럽게도 모사품으로 판정이 되었다.

한편 행사기간 방문한 어느 분의 저택에는 고 미술품들이 가득 장식되어있어서 마치 한국 민속 박물관에 온 느낌이었다. 방문객들 모두 “힘을 모아서 미국에 한국민속 박물관을 만들자”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이제는 우리 조상의 소중한 미술품들을 혼자만 보고 간직할 것이 아니다. 2세, 3세들이 이를 접할 기회를 만들어서 이들이 조상의 얼과 아름다운 발자취들을 보고, 느끼면서 한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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