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른들 휴식처로 전락한 어린이 놀이터
▶ 찾아 간 4곳 모두 어른.청년들이 점령
11일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 너머로 플러싱 지역 노인들이 벤치 자리를 대부분 차지한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이들로 붐벼야 할 놀이터에 정작 아이들이 없다는 사실은 당황스러웠다. 취재진이 플러싱 일대 놀이터 4곳을 찾아간 11일 실제로 대부분의 놀이터엔 아이를 동반하지 않은 어른들의 쉼터로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첫 번째 방문지였던 머레이힐 놀이터.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주택가에 위치한 놀이터지만, 정작 취재진을 맞이한 건 20대로 보이는 타인종 청년들이었다. 이들에게 다가가자 이들은 대뜸 경계의 눈초리부터 보냈다. 만약 아이들이 이들 청년과 맞닥뜨렸다면 충분히 겁을 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뉴욕시의 다른 놀이터들과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12세 미만 어린이를 동반하지 않은 어른들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지만, 이들 청년은 이런 사실조차 모르는 듯했다.
더 큰 문제는 머레이힐 놀이터엔 펜스 설치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입구가 따로 마련되지 않은 것은 물론 사방이 뚫려 있어 그 어떤 누구도 아이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또 다른 놀이터가 자리하고 있는 플러싱 다운타운 역시 ‘어른 놀이터’의 문제는 심각했다. 노숙자가 벤치 곳곳에 누워 잠을 자고 있는 것도 큰 문제였지만, 가장 시급한 건 악취문제였다.
노천식당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노인들이 점심식사를 하는 이곳에는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와 휴지통을 가득 채운 음식찌꺼기가 악취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 위론 파리들이 쉴새없이 날아다니고 있어 아이들이 마음 편하게 놀 수 있는 장소라기에는 문제가 심각했다.
그나마 인근에 있는 바운 스트릿 놀이터는 상황이 나아보였지만 이곳에도 그늘 목 좋은 자리는 이미 노인들이 차지해 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을 위한 자리는 없었다.
이날 취재진이 방문한 곳 중 사정이 제일 나은 곳은 키세나 공원 한 켠에 위치한 놀이터였다.
아무래도 공원에 붙어있다 보니, 놀이터 이용객이 아닌 일반 성인들이 굳이 놀이터까지 접근할 필요가 없는 구조적 이점 때문인지 키세나 놀이터엔 이곳의 주인이어야 할 아이들의 숫자가 더 많았다. 이처럼 많은 아이들이 이용하는 놀이터는 플러싱 일대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 되어 버렸다. <천지훈·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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