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재산의 사회 환원

2014-07-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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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봉호 / 매릴랜드

▶ 여론마당

빌 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MS) 전 회장 등 미국의 부호들이 엄청난 재산을 자녀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사를 이미 밝힌 가운데 최근에는 영국의 팝스타 스팅이 한국 돈으로 3,000억원이 넘는 재산을 자녀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했다.

스팅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아이들은 각자 알아서 일을 할 수 있다. 만약 형편이 어려워지면 부모로서 도와주기는 하겠지만 지금 판단으로 자식에게 넘겨 줄 돈은 많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양의 부자들 사이에는 유산을 골치 덩어리로 생각하고 자녀가 살아 갈 만큼만 물려주고 인권이나 환경보호 등의 단체에 기부하는 전통이 있다.


사자나 호랑이가 배가 부르면 그 앞으로 토끼가 지나가도 거들떠도 안 본다고 한다. 젖소나 사슴이 배가 부르면 그 앞에 맛있는 풀이 있어도 먹지 않는 것이 동물의 생리인데 유독 사람만 내 배가 불러도 자식이 충분히 살아갈 능력이 있어도 자식에게 물려 줄 그 무엇을 위해 부를 챙긴다.

한국에도 부자들이 수두룩하다. 그런데도 더 모으려고 더 내 것을 만들려고 온갖 비리를 저질러 가며 발버둥친 결과가 세월호 참사 같은 비극이 일어났음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부자는 많아도 미국, 영국처럼 ‘나라와 국민 덕에 번 돈’이니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부자들이 자손들에게는 먹고 살 만큼의 재산만 물려주고 큰 액수는 사회에 내어 놓음으로써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수준 높은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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