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사회 ‘큰 언니’를 보내며

2014-06-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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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스 김 / iCAN 회장

한인사회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앞에 나서기보다는 뒤에서 많은 단체들을 지원해 온 수 킨트씨가 세상을 떠났다. 2년 전 폐암선고를 받고 지속적인 키모와 방사선 치료를 받아왔으나, 최근까지 가까이 지내는 지인들조차도 투병사실을 모를 정도로 그는 남은 삶을 긍정적이고 밝게 마감하였다.

시티 오브 호프의 담당 의사들은 “암이 온 몸으로 퍼졌는데도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투병생활을 한 킨트 씨를 우리 의사들은 ‘스타’ 환자라고 불렀으며, 우리는 정말 킨트 씨가 암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었다”라며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였다.

가족들은 가까운 사람들에게 알리자고 하였으나 킨트 씨는 “가까운 사람들이 걱정하며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하며 반대하였다고 한다. 그는 키모 치료를 받은 후, 녹초가 될 정도로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옷매무새와 몸가짐을 단정하게 하였다.


그의 활동은 광범위했다. 한인사회에서는 OC/SD 평통 고문, 오렌지카운티 검사장 자문위원 등으로, 또 주류사회에서는 오렌지카운티 월드어페얼스 카운슬 보드 트러스티, 채프맨 대학 이사, 링컨클럽, 에드 로이스 연방하원의원 아시안 자문위원 등으로 활약하며 한인사회와 주류사회의 가교역할을 했다. 이런 공적으로 킨트 씨는 지난 졸업식 때 채프먼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건강 악화로 동생 케빈 씨가 대리수여했다.

그는 젊은 1.5/2세 여성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였고, 이들도 수 킨트 씨를 큰 언니로 따르며 인생에서 용기와 희망을 얻곤 했다. 주하원에 출마한 영 김씨는 “선거를 위해 어떻게 모금을 시작할 것인가 전전긍긍하고 있었는데 수 킨트씨가 ‘내가 저녁식사를 낼테니, 가까운 사람들을 초청해서 모금을 시작하자’고 선거운동에 불씨를 당겨주었다”며 고마워했다. 김씨는 그가 늘 젊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용기를 불어넣어 준 분이라며 못내 아쉬워했다.

수 킨트 씨는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지가 2013년 올해의 탐험가로 선정한 수중 촬영전문가 인 동생 케빈 씨를 지극히 사랑하였다. 죽어서도 동생과 함께 있을 수 있도록 화장해서 바다에 뿌려달라고 해서, 지난 22일 한 줌의 재가 되어 바다에 뿌려졌다.

한평생 열심히 살아왔고 힘들고 어려웠던 암투병 생활을 담담하게 받아들였으며 마지막 삶을 성공적으로 마감한 수 킨트 씨는 많은 한인여성들의 가슴속에 영원한 큰 언니로 기억될 것이다. 우리는 바닷가에 갈 때마다 수 킨트씨의 밝게 웃는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내달 19일 오후 2시 은혜교회 미라클 센터( 1645 W. Valencia Drive, Fullerton)에서 추모예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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