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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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인스펙션 / 뒤뜰 나무에 얽힌 이야기

2014-06-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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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우리는 나무의 고마움을 안다. 나무 역시 물처럼 우리 인간의 생명의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 나무는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고 울창한 숲을 이루어 풍해를 방지해 준다. 무엇보다도 나무는 지구의 이산화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숲속을 거닐다 보면 신선한 공기로 인해 마음이 상쾌해 진다. 뭐니 뭐니해도 숲속을 스치는 바람소리 가운데 들리는 생명 넘치는 새들의 지저귐은 하루하루의 일과에 지친 우리의 마음속에 마치 시인이 속삭이는 듯한 환상에 빠지게 한다.


지구온난화 현상이 가속되고 있다. 이제는 온난화 현상이 위기에 처한 이 지구를 구하기 위한 최우선의 과제가 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가뭄, 태풍, 혹서 등의 기상이변이 빈번히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후 석탄,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의 사용증가로 인해 온실가스가 매우 빠르게 증가하면서 바다와 공기의 온도가 상승하는 지구 온난화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막대한 인명피해는 물론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 주범은 바로 이산화탄소(CO2)다.

지구 대기에 배출되는 온실가스중 이산화탄소가 5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나무가 이 이산화탄소를 삼켜 버리고 산소를 배출 하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물론 온실가스가 유익한 면도 있다. 인간이 지구에서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대기중에 적절히 존재하는 온실가스가 마치 온실을 감싸고 있는 유리처럼 지구표면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뭐든지 적당하고 적절한 것이 좋다. 그러나 폭식은 소화불량에 걸린다. 적당히 먹으면 무병장수 한다. 과도한 온실가스 배출은 소화불량정도가 아니라 지구의 지표온도를 증가시킴으로 지구온난화가 가속되면서 최악의 캘리포니아 가뭄, 샌디와 같은 태풍, 지난 겨울 뉴욕등 동북부 지역을 강타한 폭설과 혹한이 발행하고 있는 현실은 이 지구가 중병에 걸려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여하튼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그 대안 중의 하나가 바로 나무심기다. 이 고약한 이산화탄소를 삼켜 산소를 배출시키니 이보다 더 나은 대안은 없을 것이다. 나무는 물론이요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 자동차, 도시가스 사용을 줄인다면 말할 나위 없는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뒤뜰의 나무가 천덕꾸러기 역할을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한 예로 미 동북부 지역을 강타한 샌디는 뒤뜰의 나무들을 쓰러뜨렸고 이로 인해 발생한 정전사태는 물론 지붕과 벽을 처참하게 무너뜨려 이로 인해 뒤뜰의 나무들은 천덕꾸러기가 되어 버렸다.

주택소유주들은 돈 들여 멀쩡한 뒤뜰 나무를 베어 내려고 하기 시작했고 주택구입시 바이어들은 뒤뜰의 나무를 두려워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니 이는 샌디가 준 악몽 때문이기도 하다.

홈 인스팩션 측면에서 살펴보자. 지붕과 벽 사이딩에 인접하여 걸쳐있는 나무들은 종종 인스팩션 보고서에 지적사항 중의 하나로 기록된다. 나무 뿐만 아니라 주택 외벽에 걸쳐있는 각종 관상목은 물론 화초도 예외는 아니다.
나무가 언젠가 쓰러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나무나 관상목의 그늘로 인해 생기는 지나친 습기 때문이다. 집의 모든 구조물들은 습기와는 상극이다. 비가 온 후에 적절한 햇볕과 더불어 건조되면 좋으련만 그늘은 오히려 습기를 오랜 동안 보존하는 고로 지붕과 땅에는 이끼가 생기고 벽 사이딩에는 푸른 곰팡이가 생긴다.


이끼는 지붕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그 뿐인가. 오래 지속된 습기는 집 구조물에 스며들어 부식시킬 뿐만 아니라 습한 곳을 선호하는 터마이트 등 각종 벌레들이 창궐하고 집안으로 침투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검사보고서에 지적사항으로 기록되는 것이다.

증발하지 못하고 누적된 습기가 목조 구조물에 16%정도 베어들 경우 이미 곰팡이 증식이 시작되고 20%가 넘으면 나무 구조물이 썩기 시작하게 됨으로 악취는 물론 구조적 손상이 발생함으로 막대한 주택수리비를 지출하게 된다. 아울러 곰팡이는 천식, 두통, 알레르기성 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어느 정도의 곰팡이에 노출되어야 하는지에 달렸을 뿐, 알러지 반응이 심한 체질의 사람일수록 곰팡이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이딩 주변의 관상목은 사이딩으로부터 최소한 1피트이상 공간을 유지할 것을 권유한다. 습기를 방지함으로서 곰팡이 증식을 억제하고 사이딩 사이로 습기침투와 벌레 침투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간혹 사이딩이 땅 표면까지 설치되어 있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역시 빗물 등으로 사이딩 뒷면에 습기나 빗물이 스며들어 주택 구조물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땅에서 최소한 6인치이상 위로 사이딩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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