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몸에 박힌 가시

2014-06-19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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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봉호 시인, MD

가끔 일상을 손질하다가
아주 작은 가시에 찔리곤 한다
한 두 개도 아니고
수 없이 많은 가시가 와서 박힌다

눈물이 찔끔 나도록 아프지만
영혼의 둘레에 무게를 느낄까
아주 조심스럽게 차근차근
하나씩 빼내기 시작한다

모순의 가시 영욕의 가시를 빼고
탐욕의 가시 방탕의 가시까지
겨우 빼냈으나 날 구원해 줄
영혼의 가시는 나올 생각을 않는다

나올 듯 나올 듯 하면서도
내안에 꽂힌 오만의 날 선 가시는
내 몸속을 다부지게 움켜쥐며
안 나오려고 부르르 떨고 있다

이젠 가시는 몸에 일부가 되어
내 몸에서 가시를 빼내는지
가시에서 몸뚱이를 빼내는지 조차
암만 생각해도 구분 되지 않는다

길마다 넘쳐나는 가시 박힌 사람들
남의 가시가 더 크다고 흉보고 있다
발끝에서 머리까지 무수히 박힌
거리는 온통 가시로 울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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