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진선미를 생각하며

2014-06-1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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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우 / 자유기고가

철학자 칸트(1724-1804)는 인류의 모든 정신생활에 대한 비판서를 진선미 세 부분으로 나누어 내 놓았다. 진(眞)의 문제는 ‘순수이성비판’에서 다루었고, 선(善)의 문제는 ‘실천이성비판’ 미(美)의 문제는 ‘판단력 비판’에서 논했다.

비판이란, 자기에 대한 성찰의 의미를 표명한 것인데 진에서 다룬 순수이성은 자기에 대한 사색과 분석과 검토를 함으로써 정신생활 속에 존재하는 중요문제를 분석하고 해명한 것이다.

손오공이 나오는 소설 서유기를 보면, 현장(602-664)이 서역으로 불경을 구하러 가는 도중 온갖 위험을 거치고 갖가지 마귀를 물리친 다음 뇌음사라는 절에 도착하여 여래(如來) 불(佛)을 보았다. 그런데 그 여래 불은 자기 자신이었다. 여래 불을 보는 것은 그 자신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른바 ‘정신 자각’이란 곧 정신이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 것이다.


다음은 선의 문제이다. 사람은 누구나 본심이 선한 것이다. 흉악한 강도나 살인자라 할지라도 그 마음속에 선이 존재한다. 어린아이가 우물가에서 놀다 우물 속으로 빠지는 것을 보고 달려가 구하려는 마음은 강도나 살인자나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우러나온다. 맹자의 성선설이다.

마지막으로 아름답다는 미의 감정을 느끼는 것은 자기의 마음을 얼마나 정화시키는가에 따라 그 농도가 달라진다.

진과 선과 미를 생각하며 이제 우리 모두 남이 아닌 자기 자신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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