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아들은 아비의 훈계를 들으나 거만한 자는 꾸지람을 즐겨 듣지 아니하느니라” (잠 13:1)한때는 육신이 자라고 성인 대접을 받으니, 아버지 말씀이 잔소리처럼 들리고 행동도 왜 그렇게 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그런데 결혼하고 아이들이 생기고 또 자라가면서 아버지가 하셨던 행동들이 점점 더 이해가 되고, 당시 아버지의 말씀이 옳았다는 것을 더욱 더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오히려 아버지께 점점 더 여쭤보게 되었다. 하지만 언젠가 부터는 아버지께 여쭤보아도 예전처럼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지 않으셨고, 단지 내가 너를 위해 항상 기도하고 있다는 말씀만 해주셨다. 이제는 아버지 말씀이 참 필요한데 아무리 듣고 싶어도 계시지 아니하신다. 단지 옆에 계시면 뭐라고 말씀하실까 상상만 할 뿐이다.
아버지가 그립다. 이제는 어디로 전화조차 드릴 수 없으니, 계실 때 왜 더 많이 여쭤보지 못했을까 참으로 후회가 된다. 이런 저런 결정을 앞두고서도 그렇지만, 잘했을 때는 칭찬도 듣고 싶고, 잘못했다고 꾸지람을 들어야 할 때도 그립다. 무엇보다 너를 위해 항상 기도하고 있다는 말씀이야말로 그립다. 전화든 항상 말씀 말미에는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녹음이라도 해둘 걸 하고 후회 된다. 그러면 더 힘이 날 텐데 싶다. 그러면 적어도 더 기도할 수 있을 텐데 싶다.
당신 본인도 육신의 장애로 힘드셨을 텐데, 내가 어릴 때 청소년 때 청년 때 장년 때 그리고 내 아이가 청소년기에 들어가서 한동안 지날 때까지 아버지께서 항상 계셔주셨던 것이 감사하다. 돌아가실 때까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매우 건강하셔서 언제나 기품 있고 멋있는 아버지로 기억에 남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강단에서든 강단 아래서든 언제나 성실하셨던 아버지. 그래서 아버지라면 뭐라고 말씀하실까 하고 짐작해보기에 너무나도 좋고 올바른 아버지셨으니 감사하다. 아버지의 친척, 친구, 선후배 동역자들이 찾아오셔서 칭송하고 애통해주시는 아버지가 계셨기에 감사하다. 무엇보다 기도해주셨던 아버지, 그리워할 수 있는 아버지, 아버지를 그리워하시는 어머니와 다른 가족들을 남겨주신 아버지께 감사하다.
하지만 아무리 감사해도 참 보고 싶다. 이번 주일이 돌아가신 후 첫 Father’s Day인데 ‘아버지’라는 말을 누군가로부터 들으면 하늘을 보며 참아야할 것 같다.
(김재덕 목사, 리버티 대학교 상담학과 교수. 김재덕 목사의 선친 고 김성환 목사는 고등학교 때 실명한 후 신학을 공부하고 시각장애인 교회를 개척하여 만 40년을 목회한 후 작년 12월에 소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