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허망한 ‘서울 향수’

2014-06-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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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신석 / LA

내일 모레 80을 바라보는 나이에 향수에 젖어 찾아간 서울은 아니올시다 였다. 수십년을 미국에 살면서 한국에 자주 드나드는 사람들을 그렇게 부러워했었는데, 막상 그리던 곳에 가보니 세상이 온통 끓는 솥같이 부글부글 했다.

아무 감정 없는 듯 바쁘게만 움직이는 사람들, 위로 위로 솟아오르기만 하는 빌딩들. 보기만 해도 어지럼증을 가져다주었다. 어디 하나 정적인 곳이 없어 마음을 붙일 곳이 없었다.

너무 늦게 찾아가서 그랬을까. 서울 방문이 흡족하기는커녕 서둘러 조용하고 아담한 미국의 집으로 되돌아오고 싶은 마음만 간절했다. 향수에 젖어서 서울이란 곳에 대해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 지 되묻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 살고 있는 이곳이 제일 좋은 곳이라는 사실을 마음 가득 담아본다. 그러니 게으름이 사라지고 늦게나마 적극적인 삶을 맛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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