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떤 결혼식

2014-06-0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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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마당

▶ 임영희 / 워싱턴 D.C.

6월! 결혼식이 많은 달이다.

간혹 어떤 결혼식에 가보면 행복한 축제가 되어야 할 예식이 완전히 쇼 비즈니스로 변한 것을 본다. 많은 신부들은 간단하고 소박한 결혼보다 멋지고 큰 결혼식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어마어마한 경비와 많은 시간을 결혼식 준비에 쓰고 있는 것이다.

돈이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돈 없는 사람도 이에 질세라 마찬가지다. 철없는 신부들은 자기 친구들이 했던 결혼식보다 더 크고 화려하게 하길 원한다. 부모들이 당연히 결혼식 비용을 대줄 것으로 믿고 또 요구하는 경우도 본다. 부자가 아닌 부모들이 자녀의 결혼식으르 앞두고 경제적인 부담으로 힘들어 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았다.


얼마 전 딸의 친구들이 놀러 와서 했던 얘기가 기억난다. 결혼식에 초청받는 것이 영광스러움에서 부담의 자리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몇 번 신부의 들러리를 하면서 매번 다른 결혼식에 참석하다 보니 그때마다 신부와 맞추어 입어야 할 드레스 값이 부담스럽다는 얘기였다. 한 번 의상 비용이 100달러 이상이다 보니 몇 번 들러리를 서니까 생각 외로 많은 경비가 나갔다면서 한 번 입고는 또 입을 기회가 없는 옷에 들인 비용이라 무척 아깝다고 했다.

친구의 딸은 교회에서 간단히 의미 있는 결혼예식을 하고 친교실에서 맛있는 식사 대접과 리셉션으로 결혼식을 조촐히 치렀다. 이런 결혼을 하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부모님께 효도하는 값진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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