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브 앤 테이크’

2014-06-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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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브 앤 테이크. 사전적 의미로는 대등한 거래, 쌍방의 양보, 의견교환이라고 되어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이 말의 사용이 조금 빗나가 우리의 대인 관계 속에서 꼭 지켜야 할 기본도리라도 된듯하다.

주는 것이 있으면 받는 것이 있어야 하고, 받았으면 주어야 한다. 얼핏 들으면 경우와 이치에 맞는 상큼한 말 같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이 말은 우리의 행복을 방해하는 속임수가 아닐까?기브 앤 테이크를 바탕으로 한 교제 속에는 신뢰와 사랑이 보이지 않고 어쩐지 비즈니스 냄새만 있다. 마음이 촉촉해지는 기쁨이 없을 것 같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행복하다.” 이 말은 누구나 경험으로 동의하리라.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계산이 빠르다. 누가 밥 한번, 차 한잔 하자고 하면 반가우면서도 그다음은 내가 해야 할 텐데 하는 부담을 느끼게 된다. 심하면 피하기도 한다.

우리는 베푸는 일에 인색할 수도 있으나, 다른 사람의 베풂을 그대로 감사하며 받는 일에도 편안하지 않다. 그래서 받았으면 어떻게든 빨리 갚아야 잠이 온다. 기브 앤 테이크가 이렇게 적용되면 사랑의 교제는 이루어질 수 없지 않을까?받은 자리에 꼭 되 심지 않아도, 이쪽에서 받은 은혜 저쪽을 향해 갚을 수도 있다. 금방은 공평해 보이지 않을지 모르나, 종래에는 더 나은 아름다운 평형을 이루리라 믿는다. 아무리 세상이 각박해 보여도 우리 주위에는 보상을 기대하지 않고 베푸는 사람이 더 많기에 세상은 아름답고 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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