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협주관 이탈리아 여행에 묶여 난생 처음 유럽 여행길에 올랐다. 놀라운 문화유산을 돌아보며 이구동성으로 감탄을 연발했다. 거기에는 눈물 나는 기독교인들의 헌신과 희생이 한 작품, 작품 속에서 발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문화유산이 지금은 그들 민족에게 어떤 정신적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 재정적으로는 저들을 풍요롭게 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지만 그들의 마음속에 무엇을 심었느냐는 질문에는 시원한 대답을 그들의 삶속에서 엿볼 수가 없었다.
프랑스에서 본 일이지만 루이 14세가 거대한 궁전을 짓다가 국가재정이 거덜이 났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 덕분에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바티칸이란 작은 국가도 마찬가지다. 하루에 6억이란 돈이 저절로 굴러들어 온다. 그러면서도 그곳을 찾는 이들의 편리나 형편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특히 화장실 수준은 형편없다. 이것이 저들의 수준이다.
우리에게 그들 같은 큰 문화유산은 없어도 정신유산이 있다. 게다가 우리는 유럽보다 훨씬 훌륭한 공중화장실 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자부심을 갖고 우리만의 정신유산을 아주 소중하게 잘 지켜가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유산이 살아있는 사회가 따스한 사회다. 경제선진국도 좋지만 무엇보다 정신선진국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