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하우 아 유?”

2014-05-2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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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마당

▶ 김동일 / 정형외과 전문의

“하우 아 유?”에 가장 근접한 한국어 번역은 “안녕하세요”이며, 이는 현대 미국 사회에서 안부를 묻는 인사말로 가장 흔히 쓰이는 말이다. 그러나 이 표현을 가만히 분석해 보면, 상대방이 아무 탈 없이 몸과 마음이 편안한 지를 묻는 말이므로 타인을 맞이하는 가장 적합한 인사말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만일 인사를 받는 상대방이 아무 탈 없이 몸 건강히, 그리고 마음 편안히 지내지 못했을 경우 이 질문에 곤란해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은 그냥 흔히 답하는 식으로 “화인”, 즉 “잘 지내요”라며 다소 솔직하지 못한 대답을 건넬 수도 있다. 그렇다고 솔직하게 대답하다 보면 분위기가 어색해 진다. 더군다나 답을 함과 동시에 이쪽에서도 “하우 아 유?”하고 같은 안부를 묻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상대방을 똑같은 처지에 놓이게 하는 건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러한 곤란한 질문의 형태로 안부를 묻지 않는다면 어색함이나 곤란함을 피할 수 있을 것 같다. 질문형이 아닌 진술형으로 “하우 아 유” 대신에 “만나서 반갑습니다”는 뜻을 가진 “잇츠 나이스 투 미 츄” 또는 “잇츠 나이스 투 씨 유” 등의 안부 인사를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러면, 인사를 받는 상대방은 질문이 아니므로 답변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도 되며, 또한 별로 안녕하지 못 할 경우에도 솔직히 자신의 상태를 말하거나 그 이유에 대하여 설명을 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타인과의 만남을 시작할 때 따뜻하고 배려있는 마음을 담은 인사말로 매번 더욱 의미있는 만남의 장을 열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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