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를 처량하게 만드는 것

2014-05-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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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의견

▶ 이영묵 / 수필가

요즈음 신문이나 TV를 안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보자니 화가 나고 이래저래 마음이 무겁다. 이 가운데 나를 처량하게 만드는 뉴스들이 너무 많다.

우선 모든 중고등학교가 수학여행을 모두 취소했다고 한다. 놀랄 일이다. 그래도 최소한 몇 명의 교육부 고급 공무원이나 학교장들만이라도 안전수칙을 잘 지켜 수학여행을 하겠다고 해야지 100% 취소하는 멘탈리티로 어찌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겠는지 생각만 해도 처량한 생각이 든다.

‘한국인은 미개 하다’라고 말한 한 젊은이가 정몽준 씨의 아들이란 이유 때문이었나, 왜 그의 아버지인 정몽준이 눈물을 흘리며 사과해야 하나?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 않나? 그리고 사과를 할 것이 있다면 본인이 할 일이지 왜 아버지가 해야 하나?


어느 공무원이 골프를 쳤다고 자리에서 해임 됐다고 한다. 최소한의 저항이나 국가를 상대로 무효 소송을 해야지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또 그것을 당연한 것 같이 취급하는 언론들의 태도에 나는 처량한 생각이 든다.

박 대통령이 성당에 가서 가슴을 세 번 치며 ‘다 나의 잘못이요 나의 잘못이요’ 했다니 그분이 대통령인지 문학소녀인지 하는 마음이 들며 처량한 생각이 든다. 구원파인지 무엇인지 하는 신도들이 금수원에서 농성하는 모습에서 왜 그들이 그렇게 되었는가 싶어 처량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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