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진정한 ‘이중 언어인’

2014-05-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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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의견

▶ 이경희 / 교육가

‘이중 언어인’이란 두 가지 언어를 마음대로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최근 캐나다 요크 대학에 있는 저명한 심리학 교수 앨렌 비알리스 톡이 발표한 보고서는 이중 언어를 구사하는 아이는 풍부한 어휘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억력과 주의 집중력 면에서, 그리고 논리적인 문제를 풀거나 동시에 여러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 단일 언어 사용 아이들보다 뇌의 실행 기술이 더 뛰어나다고 했다.

내가 근무했던 학교는 한국 학교로서 꽤 큰 규모였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입학하고 졸업한다. 밝은 얼굴을 하고 학교생활에 비교적 만족하는 학생이 있는가하면 불만에 가득한 학생도 있다. 물론 태권도, 고전무용, 동요, 동양화, 한국문화, 역사 등을 공부 하면서 정체성은 확실하게 심어지는 것 같으나, 학생이나 부모들이 그 정도 선에서 만족하고 포기하는 것이 문제이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진정한 이중 언어인’이란 이런 수준을 넘어서는 학생들을 말한다. 적어도 한국 신문의 헤드라인을 볼 줄 알며 자기가 원하는 기사는 읽을 줄 알고, 자기가 생각한 바를 조리 있게 우리말로 써 내려갈 수 있어야 한다.


연구보고서가 아니더라도 완벽한 이중언어는 아이들의 사고력을 높여줄 뿐 아니라 사회에서의 경쟁력까지 높여준다. 하지만 부모들과 이이들이 적당한 수준에 만족해서는 이 목표를 성취하기 힘들다. 확고한 목적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언젠가는 이런 아이들과 자원 봉사를 같이 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런 마음을 가지고 조용히 기다려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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