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에 떠밀려 종종 걸음으로 살다 허리 한번 펴며 고개를 들어보니 사방은 아무리 둘러봐도 같은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참 많이 변해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다르게 느껴지고 살아온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겉모습이야 그렇다고 치자. 하지만 생각의 폭과 반응하는 내 마음도 젊었을 땐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변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눈물도 많아졌고 좋은 일과 기쁜 일을 만나면 감사하는 마음이 나에서 주변으로 옮겨지더니 어느새 더불어 사는 삶에 살짝 기대어 조금은 속도를 줄여가며 걷고 싶어진다. 요즈음 난 나이 들어가는 것과 계절이 변하는 체감온도를 내 마음가짐에서 느끼곤 한다. 하지만 이런 내가 싫지 않다.
얼마 전부터는 꺼려하던 페이스북에 첫발을 내밀고 만나는 친구들에게 건강관리 홍보대사를 자처해가며 “건강 합시다, 운동 합시다”를 외치면서 열심히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 또 한국음식을 좋아하고 관심을 갖는 사람을 만나면 기쁘고 고마운 마음에 음식도 챙겨주고 직접 초대해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기도 한다. 서로의 다름이 우리에겐 오히려 큰 행복과 축복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가면서 말이다.
사람들 사이의 섬, 이제는 그 섬을 넘어 사랑을 만나고 싶다. 오래오래 소통하며 더 많이 사랑하면서 말이다. 이제는 정말이지 그렇게 함께 행복해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