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프업/ 팰리세이즈 팍 고교 12학년 김동리 양
2014-05-05 (월)
지난 1일 한국어정규과목추진회가 개최한 연례만찬 행사에서 ‘뉴욕총영사상’을 수상한 김동리(18·팰리세이즈 팍 고등학교 12학년) 양의 가슴에는 작은 노란색 리본이 달려있었다. 불과 몇 주 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터라 노란색 리본을 달고 있는 게 특별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김양의 리본은 남들의 그 어떤 리본보다도 더욱 빛날만한 이유가 있다고 주변사람들은 소개했다. 자신이 달고 있는 리본을 직접 만들어 학교 친구들 400여명과 뉴저지 한인 200여명과 나눈 인물이 바로 김양이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김양은 세월호 사고를 접한 후 곧바로 학교 친구 몇 명과 마음을 모아 곧바로 노란 리본 제작에 들어갔다. 희생자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하나하나 정성을 들인 것은 물론이었다. 곧이어 리본은 학교 친구들에게 배포되기 시작했고, 가슴에 노란색을 단 학생들이 하나 둘씩 늘어갔다. 노란색 리본이 팰팍 고교생들에게 유행처럼 번져간 것이다.
김양은 “같은 나이의 학생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게 너무 슬퍼 무슨 일이라도 해야 한다는 마음에 리본 제작에 나선 것”이라며 “이런 운동이 조금이라도 유족들을 위로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마음을 모으고, 동참해 준 친구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또 김양은 “대학에도 가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야 할 아이들이 죽은 걸 생각하면 일종의 책임의식을 느낀다”며 “그들을 생각해서라도 더 열심히 살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이런 김양의 운동은 비단 학교에서만 끝난 건 아니었다. 리본을 추가로 제작해 임시분향소를 만들어 운영을 하고 있는 뉴저지 한인회에도 전달한 것이다. 김양은 “먼 곳이지만 노란 리본에 담겨있는 추모의 마음을 사고 피해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며 “비슷한 운동이 다른 지역에서도 퍼지길 소원한다”고 전했다.
이날 연례만찬에서 김양이 받은 ‘뉴욕총영사상’은 한국어 정규과목이 개설된 학교에서 한국어 성적이 뛰어난 학생에게 특별히 주어진 것이다. 9학년부터 한국어 과목을 수강한 김양은 10학년과 12학년까지 총 3년 동안 줄곧 A를 놓치지 않아왔다. 그만큼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높고, 한국어 실력도 뛰어나다. 김양은 “한국어 정규과목은 주말 한국학교와 달리 하루 50분씩 일주일에 4번 수업을 들어야 한다”며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한국어 강의를 통해 한국어 실력을 높여왔다”고 설명했다.
전액 장학생으로 올해 럿거스 대학에 입학할 예정인 김양은 신경과학 분야를 전공할 예정이지만, 대학에서도 한국어 수강만큼은 게을리 하지 않을 생각이다. 지금보다도 더 뛰어난 한국어 실력으로 훗날 한인 커뮤니티로 돌아오겠다는 거창한 계획까지 세워 놨다. 김양은 “럿거스에 한국어 관련 과정이 잘 마련돼 있다는 정보를 접한 게 럿거스를 선택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을 만큼 한국어가 내 삶에 주는 의미가 크다”며 “대학에서도 지금처럼 한국어 수업에서 좋은 성적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함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