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6일, 476명의 생명을 안고 전남 진도군 관매도 맹골수도(孟骨水道)해역에 침몰한 세월호의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지 16일이 지났다.
아직도 확인 되지 않는 실종자를 위해서 전 국민의 간절한 여망 속에 구조작업에 전력하고 있으나 사고해역의 해상 악조건과 여러 가지 난관에 봉착하여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니 더욱 답답할 뿐이다. 특별히 이번 사고의 대상자 거의가 수학여행을 가던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다. 정말 티 없이 맑고 순진하고 발랄하고, 가정의 귀염둥이요 희망이요 장래 우리나라의 기둥이 될 인재들이다.
“엄마 아빠, 수학여행 즐겁게 다녀오겠습니다.”이것이 이생의 마지막 남긴 말이 될 줄 누가 알았으랴? 대망의 꿈을 꾸며 폭포를 거슬러 의기충천 팔딱팔딱 뛰어 오르는 힘찬 잉어 떼 같던 자식을 세월호와 함께 바다 속에 수장한 부모들의 아픈 심정을 어찌 이해할 수 있으며 어떻게 위로할 수 있겠는가? 발을 구르며 목 놓아 통곡하다 쓰러지는 애절한 현실을 옆에서 보고 있자면, 속히 구조를 하지 못하는 게 내 죄 인양 삶에 죄책감마저 느끼게 한다.
미안하고 부끄럽지만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미줄 같은 기적을 바라며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최후의 순간까지 온 국민의 지혜와 의지와 모든 것을 결집하여 최대의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며칠 전 한인연합회관에 설치한 분향소에서 흰 국화송이를 고인들의 영전에 헌화하며 요나의 기적을 간절히 기도했다. 사실 요즘 이번 이 인재로 인한 엄청난 사건으로 제대로 손에 잡히는 일이 없는데 얼마전 세월호 참사로 실종된 K학생의 아버지의 짧은 글(기도문)을 읽었다. 자식의 생환을 목 놓아 부르짖으며 그 가슴이 잉걸불로 타다 타다 재로 식어 가는 절규의 글 이었다. K군의 아버지는 어느 교회의 장로라고 했다. 글의 제목은 “그리 아니하실지라도...”이다.
“요나가 물고기 뱃속에서/ 하나님의 계획을 깨닫고/ 회개하고 나온 것처럼/ 돌아와도 감사하고~/ 그리 아니할지라도/ oo이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구원받은 것에 감사합니다.”
짧은 글이다. 어떻게 자식의 죽음 앞에서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분명 생환을 소망하는, 목에서 피를 토하며 내 뿜는 간절한 믿음의 기도일 것이다. 돌아와도 감사하고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감사한다고, 이 짧은 기도문은 오히려 우리에게 위로를 주는 용기 있는 기도라고 생각하며 아버지로서 먼저 가는 자식에 대한 영결 천국 환송사라고 믿어진다.
우리 모두 “그러하지 아니할지라도”하는 소망과 믿음으로 온 국민이 하나 되어 유족들과 참사를 당한 이들에 대한 위로와 마음의 치유를 위해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다시 이런 끔찍한 일이 없도록 국가와 국민이 자성하며 하루 속히 이 악몽에서 모두 해방되고 새로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