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며

2014-04-23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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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수희 워싱턴 두란노 문학회

워싱턴에는 지금 신록이 우거지며 아름다운 계절이 돌아와 봄을 만끽하고 싶은데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조국에서 들려오는 세월호 침몰에 참으로 마음이 침울하고 무겁다. 지난 겨울에는 경주 리조트 붕괴사고로 젊은 대학생이 희생되었는데 불과 몇 개월 만에 또 세월호 침몰로 수많은 꽃다운 학생들이 희생돼 경악을 금할 수 없다.
3년 전 일본 쓰나미는 천재지변이었으나 이번 세월호 침몰은 인재(人災)다. 세월호 침몰은 인간 기본의 책임과 중요성을 망각한 참사이다. 어처구니 없는 참사 소식이 신문, TV 화면에 생중계 될 때는 눈시울이 붉어진다. 다 한 피를 나눈 우리의 아들, 딸, 손주들인데... 사랑한다는 말을 남긴 아이들 앞에서 모든 어른들은 죄인이 된 심정이다. 무고한 생명들을 잃어야 하는 비통함과 참담한 심정으로 말이 안 나온다.
나도 세 번 크루즈를 탔는데 미국 크루즈는 배가 떠나기 전에 크루즈 선원과 승객 전원이 비상 탈출 교육을 받는다. 배정받은 자신의 방에서 구명조끼를 지참하고 다 같이 갑판위에서 훈련 받았던 기억이 난다.
이번 참사의 원인은 첫째 승무원과 승객들에 대한 안전교육의 부실과 선장의 경험 미숙 이라고 한다. 승객을 팽개치고 먼저 배를 빠져나간 선장과 선원들의 이기적 행동이 더 가슴 아프다. 입사한 지 일 년 밖에 안 된 미숙한 3등 항해사가 배를 조종했다니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2년 전 이탈리아 크루즈 선장은 좌초 당시 배를 버린 혐의로 징역 2,697년을 받았다. 선장은 위기 대응 능력이 몸에 배어야 한다.
선장이 무엇인가? 보통사람도 때로는 선장 역할을 한다. 가정의 가장역할, 어머니, 사회의 지도자와 교육자들, 인간의 모든 역할은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중요하다. 대부분의 해양사고는 몇 사람의 잘못으로 일어난다고 한다. 즉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결국은 사람이다.
이번 참사가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 고등학생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급격한 문화, 경제발전은 선진국이 되었어도 재난에는 후진국이라는 오명이 씌여졌다. 모든 일에 경각심이 필요한 시대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사망자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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