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석 변호사
한비씨는 10년 전 미국에 직장을 갖게 되어 한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왔고, 그 이후 미국에 정착하게 되었다. 미국에 오기 전 한국에서 보유하고 있던 금융자산을 한국금융기관에 그대로 예치시켰다. 한국금융기관에 예치되어 있던 자금들은 이자가 발생하는 계좌에 있거나 주식시장에 투자되어 있었다. 그 결과 해마다 한국에서 이자, 배당금, 또는 주식투자이익을 통한 수입이 있었다.
한비씨는 미국에서 발생한 모든 소득에 대해 매년 미 국세청에 세금보고 및 납부를 성실히 해왔지만, 한국에서 발생한 금융소득에 대해서는 미 국세청에 보고를 하지 않았다. 세금납부를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단지 한국에서의 소득을 미 국세청에도 보고하고, 미 국세청에도 세금을 내야한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한비씨는 최근 매년 6월말까지 해외자산보고를 미재무성에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신이 이를 지키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또한, 해외자산보고 규정을 위반할 경우, 벌금규모가 자신이 한국에 가지고 있는 재산보다도 많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들었다. 한비씨는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한 걱정으로 변호사 종진씨를 찾아갔다.
최근 해외자산보고 및 자진신고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앞으로 한국과 미국이 개인금융정보를 교환한다는 소식을 접한 후, 지금까지 설마하고 생각했던 사람들 간에 많은 불안감을 주고 있다. 이미 지난주 세금보고를 마친 사람들은 경우에 따라서 국세청 세금보고서에도 해외자산에 대한 정보를 함께 넣어야 한다는 사실을 듣고, 많은 고민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해외자산보고 규정을 지키지 않았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미 국세청은 해외자산 자진신고 프로그램 (이하 “자진신고 프로그램”)을 시작해 해외자산에 대한 자발적 신고를 유도하고, 자진신고 프로그램에 참여해 미 국세청에 협조하는 사람에게 형사처벌을 하지 않고, 실제 벌금보다 낮은 비율의 벌금을 내게 하고 있다.
실제로 미 국세청의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해외자산보고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자진신고 프로그램은 지금까지의 불법행위에 대한 일종의 면죄부를 받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탈세의도가 전혀 없고, 단지 해외자산보고 및 해외소득에 대한 세금납부의무에 대해 알지 못해 이를 지키지 않은 사람들에게 자진신고 프로그램은 가혹한 결과를 가지고 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자진신고 프로그램에서 적용되는 일괄벌금은 해외자산의 약 1/4정도를 내고, 이에 덧붙여 그 동안 해외자산에서 발생한 소득과 관련해 미 국세청에 내지 않은 세금, 이자, 벌금 등을 지불해야 하는데, 그 규모가 상당히 클 수 있다. 그러므로 자진신고 프로그램 참여를 결정하기 위해선 변호사와 회계사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케이스를 분석한 후 참여결정을 해야 한다. 형사처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자진신고 프로그램 참여 후, 참여를 취소하고 (이를 opt-out이라고 함) 일반 세무감사를 받는 방법도 있다.
종진씨는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해외자산자진신고 프로그램의 참여여부 그리고 참여 후 opt-out의 결정 등은 관련 법규와 개인이 처한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네. 또한, 한비씨가 직접 미 국세청을 상대하지 말고, 변호사를 통해 프로그램 참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네. 섣불리 결정하지 말고, 내일부터 나와 같이 사실관계를 정리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