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벨상과 벤자민 리

2014-04-17 (목)
크게 작게

▶ 염상섭 / 물리학 박사

▶ 나의 의견

한민족출신 노벨상 수상자는 정치성이 있는 평화상을 제외한다면 한명도 없다. 물론 이민자들의 땅 미국에는 노벨상 수상자가 수없이 많다. 그러나 우리 땅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기는 이웃나라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는 벌써 10명 이상이니 일본에 지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우리의 자존심이 말이 아니다.

그러나 지난 1970대 미국 땅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물리학자 벤자민 리(한국명 이휘소)박사가 만일 살아있었다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한국인 출신 유학생 과학자로 핵물리학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였던 선구자였다.

벤자민 리 박사는 한국인들도 적절한 환경이 잘 마련된다면 창의성을 충분히 발휘하여 기초과학분야의 노벨상 수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노벨상 수상은 인종적인 우월감 보다는 환경적인 조건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벤자민 리를 통하여 알 수 있다.


내 학창시절 연구 환경이 어려운 한국을 방문한 벤자민 리에 대해 한국물리학회 회장도 역임하고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섰던 고 김정흠 교수님이 유명한 핵물리학자라고 소개하던 기억이 난다. 지금 경제적으로 부유해진 한국에서는 대규모 국가연구비를 투입한 장기 연구 과제를 추진하는 기초과학연구원(Institute for Basic Science)이 세워져 노벨상에 도전하고 있다. 성공을 기원해 본다.

기초과학분야에 재능이 있는 꿈나무 자녀들이 있으면 격려하여 부자가 되는 전공보다 기초과학의 중요성과 의미를 알게 하는 것도 우리 이민자 부모들의 할 일인 것 같다. 창의성을 잘 발휘하여 노벨상을 수상하는 한민족 과학자가 하루속히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