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함께 서기’

2014-04-1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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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수희 / 수필가

▶ 여론마당

중국의 유명한 고사성어에 ‘백만매택’(百萬買宅) ‘천만매린’(千萬買隣)이란 말이 있다. 중국 남북조 시대에 송계아라는 고위관리가 정년퇴직을 대비해 자신이 살집을 보러 다녔다. 지인들이 추천해준 몇 곳을 다녀 보았으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그는 집값이 백만금밖에 안 되는 집을 천만금을 주고 여승진이라는 사람의 이웃집을 사서 이사했다.

그 집의 원래 가격은 백만금이었다. 이 얘기를 들은 이웃집의 여승진이 그 이유를 물었다. 송계아의 대답은 간단했다. 백만금은 집값으로 지불했고(百萬買宅) 천만금은 존경하는 여승진과 이웃이 되기 위한 값(千萬買隣)이라고 대답했다. 즉 좋은 사람과 가까이 지내는 데는 집값의 열배를 더 내도 아깝지 않다는 의미다.

한국말에도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다. 인생에서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삶의 희망으로 연결된다. 인간은 무수한 만남의 연속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의 만남은 우주의 신비에 버금가는 하늘의 인연이고 살아가면서 지인, 친구들을 만나면서 인격형성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인간도 만나서 기뻤던 좋은 인연이 있는가하면 만나서 슬픈 상처만 남기는 인연도 있다. 그래도 가슴을 뛰게 하는 어떤 만남이 있다는 것은 삶을 풍요롭게 한다.

이제는 전 세계도 ‘더불어 사는 지구촌’ 이 되어가고 있고 ‘홀로서기’가 한때는 바람직한 정신이었으나 지금 세계는 ‘함께 서기’가 바람직한 모습이 되어가고 있다. 더불어 사는 마음가짐이 사회를 발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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