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에 쓴 알파벳 지우며 고통서 쾌감
▶ 유튜브 등에 소개되며 급속히 번져
최근 동부지역을 포함한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 자해 위험이 높은 일명 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학부모들의 각별한 자녀단속이 요구되고 있다.
’지우개 도전 게임(Eraser Challenge Game)’은 학생들이 돌아가며 알파벳을 외치고 그에 맞는 단어를 제시하면 미리 팔에 적어 둔 해당 알파벳을 연필 지우개로 하나씩 지워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알파벳을 하나씩 지울 때마다 피부가 찢어질 정도로 박박 문지르는데다 A부터 Z까지 모든 알파벳을 지우고 난 뒤에는 팔에 난 상처의 심한 정도를 서로 비교해 승자를 가리는 것이 게임의 법칙이다.
자해하며 느껴지는 묘한 쾌감을 즐기는 청소년이 늘자 일부 학교는 가정통신문을 발송하고 자녀들이 자해 행위에 빠지는 위험한 게임을 즐기지 못하도록 학부모들의 단속을 당부하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실제로 커네티컷의 베델 중학교도 최근 지우개 도전 게임 피해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학부모들에게 주의를 당부한 케이스다. 특히 유튜브 등에는 이 게임을 소개하거나 즐기는 모습의 동영상이 상당수 게재돼 있어 특정 지역에 국한된 상황이 아님을 엿보게 하고 있다.
지우개 도전 게임은 학생들이 집단으로 자해 행위를 즐긴다는 것도 문제지만 지우개를 서로 나눠 쓰면서 마치 의식을 행하듯 서로의 상처에 난 피를 나누기도 하기 때문에 보건위생 문제와 더불어 학생들의 정신세계에까지 위험이 미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자해 학생 그룹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뉴욕차일드센터 아시안 상담클리닉의 윤성민 디렉터는 “아직 이 게임을 즐기는 한인 학생의 사례를 직접 접하지는 않았지만 자해는 스트레스나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을 때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신적인 문제가 동반된 자해라면 전문치료가 필요하며 또래집단과 어울리거나 즐기려는 차원이라면 자녀가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올바른 감정표현 방법을 찾도록 부모가 도와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자녀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들어 할 때 ‘누구나 다 힘들다’며 감정을 무시하기보다는 자녀의 감정에 공감해주고 설령 자해 행위를 하더라도 사춘기 시기에는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해주면서 대신 잘못된 선택이 가져올 부정적인 결과를 알려줘 자녀가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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