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캘리포니아 밀브레에서 AP 시험을 치른 학생들 중 대략 200여명의 AP 점수가 무효화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었다. 많은 수고와 노력을 기울인 학생들의 점수가 무효화 되었다는 얘기는 참으로 안타까운 사연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밀스 고등학교(Mills High School)가 원형 테이블에서 시험을 치렀기 때문이다.
AP 시험 규정에 따르면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은 일정 거리를 두고 앉아야 하며, 서로 얼굴을 마주 보는 식으로 앉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따라서 원형 테이블에 앉아서 시험을 보는 것은 이러한 규정에 어긋나게 된다.
이렇게 점수가 무효화된 밀브레 학생들에게 어떤 조치가 취해졌는가? 칼리지 보드 측은 3개월 후에야 이 학생들이 추가비용을 내지 않고 시험을 다시 치를 수 있도록 조치를 했다.
칼리지 보드에서 취한 이 조치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는 시험 일시이다. 처음 치른 시험과 두 번째 다시 치른 시험 사이에는 무려 3개월이라는 공백이 있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시험을 치르고 난 2주 후, 시험이 무효화된 소식을 듣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그리고 나서 만 3개월을 기다려서 다시 시험을 본다는 것은 너무나도 불리한 조건이다.
두 번째 문제점은 이 시험을 치른 상당수 학생들이 졸업을 앞두고 있었던 12학년 학생들이었다는 것이다. 8월에 치른 시험점수를 제출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거나, 혹은 이미 대학 캠퍼스에 있었던 관계로 시험을 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는 말이다.
이러한 상황이 우리 학생들에게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시험관련 규정 및 본인의 권리에 대해 잘 알아두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AP 시험 규정
시험은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시행되어야 한다. 상황에 따라 감독관이 시험을 조금 지체할 수는 있지만, 1시간을 넘어서는 안 된다. 또한 결코 일찍 시작해서도 안 된다.
지시가 있기 전에 시험 내용을 보는 것 역시 금지되어 있으며, 시험이 끝난 후에도 시험지나 자신의 노트를 시험장 밖으로 갖고 나갈 수 없다. 쉬는 시간에 시험 내용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의논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시험에 영향을 미치는 책이나 노트, 선생님이나 다른 학생 등 그 어떤 접촉도 금지되며, 쉬는 시간에 시험을 보는 건물을 떠나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시험을 보고 나서 시험 내용에 대해서 의논하거나 인터넷 등을 통해 포스팅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시험에 대해서 트위터 등을 통해 얘기하다 적발되면 시험점수가 취소될 수 있다. 따라서 위험한 일은 일체 하지 않는 것이 좋다(예외: 칼리지 보드에서는 시험 후 2일이 지나서 무료로 인터넷 상에 샘플문제를 공개한다. 이 경우는 일반에 공개된 시험이기에 시험문제에 관해 서로 이야기를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시험 예외 규정(Testing Irregularities)
AP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겁나게 하는 규정이 바로 이 예외 규정이다. 이 예외 규정에 따르면 시험 감독관의 실수나 그밖의 모든 실수가 발생해도 시험점수를 무효화 할 것인지의 여부는 철저하게 칼리지 보드 측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한 문제가 된 시험이 플러스 혹은 마이너스 요인이 되어도 모든 결정은 칼리지 보드 측에서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아무런 잘못이 없었던 밀브레 학생들도 이 규정으로 인해 점수가 무효화되고 다시 시험을 치러야 하는 결과를 얻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먼저 시험 규정을 잘 익혀 두어야 할 것이다. 시험 규정을 숙지하고 있다면, 시험 감독관이나 그밖에 어떤 실수가 있을 때에 시험 응시를 거부하고 다른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요청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이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밀브레 학생들이 겪었던 3개월이라는 지연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학생들이 앞으로 치르게 되는 각종 시험의 규정을 숙지하여 밀브레 학생들과 같은 일을 겪지 않기를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