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일반인들은 터마이트(Termite)는 익히 알고 있지만 목수개미(Carpenter Ant)에 대해서는 생소한 편이다. 어찌보면 아예 모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터마이트는 집의 나무기둥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소문난 해충이다. 심지어는 나무를 재료로 하는 종이는 물론 때로는 나무로 만든 가구까지 먹어치우는 주택의 암적인 존재다. 목수개미는 나무를 먹지 않는 대신 나무기둥에 구멍을 파고 집을 짓고 산다. 그래서 해충으로 분류되고 있고 목수개미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나무에 한두개 구멍을 판다해서 그리 해될 것은 없겠으나 만일 여러개를 판다고 가정한다면 터마이트에 못지 않은 피해를 줄 수 있어 터마이트에 버금가는 관심을 요한다. 다행히도 피해면에서는 대체로 터마이트 피해보다는 덜한 편이다. 목수개미는 한 나무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특성 때문에 만일 공격당한 나무기둥이 집을 떠받치고 있는 중요한 기둥(Bearing Stud Post)의 역할을 하고 있다면 당장 방제와 더불어 피해를 당한 나무기둥에 대한 교체 혹은 보강 등의 대책을 필요로 한다.
목수개미는 왕개미과에 속하는 개미다. 왕개미과에 속하기는 하나 그 크기는 1/4인치에서 1/2인치까지 다양한 편이다. 터마이트와 마찬가지로 대체로 이른 봄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주로 습한 나무를 선호한다. 그래서 왕왕 화장실벽 뒷면이나 싱크대주변 나무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목수개미도 터마이트처럼 여왕과 날개달린 수컷, 일꾼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가족구성은 터마이트와 비슷하나 모양은 전혀 다르다. 전형적인 개미의 모양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일반개미와 목수개미의 구분은 무척이나 까다롭고 실상 경험 많은 인스펙터를 통해 비로소 구분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그것도 도수 높은 확대경이나 대부분의 경우 현미경을 통해 구분이 가능하다.
다행인 것은 진흙관(Mud Tube)과 나무속만 돌아다니며 꼭꼭 숨어 지내는 터마이트와는 달리 목수개미는 외부로 그 존재를 드러내고 나무를 팔 때 생기는 나무가루가 마치 모래무덤처럼 바닥에 쌓여 있는 것을 눈으로 목격할 수 있어 집안에 목수개미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목수개미는 일반개미와 마찬가지로 먼저 먹이를 침탈하기위해 집주변에서 배회를 하다가 집안으로 침투한다.
일반개미처럼 허니듀(Honeydew)같은 달작 지근한 음식이나 과일 등를 선호하고 때로는 집안에 있는 터마이트와 여타 곤충을 먹어치우는 착한일도 하기 때문에 해충이면서 동시에 유익한 곤충이라는 이중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목수개미는 터마이트의 천적으로도 알려져 있다.
문제는 어떻게 목수개미를 일반개미와 구분하느냐다. 육안으로 구분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모양과 색깔 또한 너무나도 흡사하기 때문이다. 이를 아는 인스펙터들은 일단 고배율의 확대경을 가지고 다니기는 하나 작은 목수개미들은 현장에서 구분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대체로 현미경을 통한 구분을 요하는 경우가 많다. 그 구분이 간단하지는 않으나 목수개미의 등은 평평(Even)하고 매끈한 편이다. 아마도 나무를 파고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태어났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대신 일반개미의 등은 마치 물결처럼 울퉁불퉁(Uneven)하게 층을 지고 있다.
결정적인 단서는 바로 가슴과 배를 연결하는 허리에 있다. 그 가느다란 허리에 마치 피라미드처럼 돌출된 혹(Node)을 하나 가지고 있다.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평평한 등과 혹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야 비로소 목수개미로 판정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일반개미도 때로는 하나 혹은 두개의 혹을 가지고 있는데 앞서 언급한데로 등이 울퉁불퉁하다. 터마이트에 의한 피해와 목수개미에 의한 피해는 그 모양이 비교가 된다.
피해나무의 단면을 보면 터마이트에 의한 피해는 무질서하고 파먹은 자리에 마치 먼지가 잔뜩 끼어 있는 듯하나 목수개미에 의해 파진 구멍은 말끔하고 그 구멍의 단면이 마치 긴 지렁이 모양을 하고 있다. 목수개미 침투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주택주변이 습하지 않도록 하되 만일 나무구조물 중 습기가 배어있는 나무나 썩은 나무가 있다면 교체해 주어야 한다. 간혹 벽난로용 나무나 폐목을 집주변에 쌓아 두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이들 나무들을 비온 뒤 오랫동안 젖은 채 방치해 두는 경우 목수개미를 쉽게 유혹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목수개미의 완벽한 방제는 실상 어렵다. 수시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대체로 일정기간을 두고 방제를 하게 되는데 심한 경우 방제회사(Pest Control Applicator)를 통한 방제작업이 필수적이며, 때로는 일반가게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개미제거용 스프레이(Spray)나 먹이용 미끼(Bait)를 이용해 목수개미 개체를 서서히 박멸시키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