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전 참전 고맨 해군제독의 아름다운 기부

2014-03-26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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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나에게 특별한 나라”

▶ 유산 13만5천달러 한국전기념비 건립성금으로

킹스포인트(미연방 상선사관학교) 졸업생 러셀 고먼이 해군 소위로 임관한 이듬해인 1950년,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졌다.

그는 당시 일본 오키나와의 해군 기지에 근무하면서 보급과 수송 업무를 맡았다. 거의 모든 전투가 육상과 공중에서 벌어졌기 때문에 해군 장교인 그가 직접 전투에 참가할 일은 없었지만, 한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기여했다는 자부심은 평생 가슴에 남았다.

고먼은 현역과 예비역 부대, 민간 상선업체와 군 조직을 오가며 해군 장교로 복무하다가 1987년 소장으로 퇴역했다. 그뒤 미 전역과 베이지역 해군예비역협회 임원 등으로 활동했으며 2004년 RADM 알렉스 잭슨상을 수상했다. 임관 65년 후, 투병중인 86세의 노제독은 한국과 미국 두 나라 젊은이들이 목숨을 걸고 함께 싸웠음을 후세가 기억하도록 돕는 데 유산을 써 달라고 부탁했다.


26일 오전 10시 30분 댄빌 참전용사센터에서 열린 고맨(86) 해군제독의 약정기부식에는 40여명이 참석, 한 노장의 마지막 유지에 찬사를 보냈다. 러셀 고맨제독은 자신의 유산중 일부인 13만5,000달러를 기꺼이 한국전쟁기념재단(Korean War Memorial Foundation, KWNF)측에 내놓았다. 새하얀 해군복 차림으로 행사에 참석한 고먼 소장은 거동이 불편한데다가 병을 앓고 있어 연단에 나서지는 않았다.

대신 감사패를 전달하는 한동만 주샌프란시스코 대한민국 총영사의 손을 꼭 붙잡고 "한국은 나에게 특별한 나라"라며 "한국전에 참전한 해군 장교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카렌 스태퍼 댄빌 시의원은 "워싱턴DC 한국전참전기념비에 이어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처음으로 한국전기념비가 건립된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SF프레시오에 세워질 기념비는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새시고 참전용사들의 거룩한 희생을 기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전기념비 건립성금은 142만달러(약정액 포함)가 모금됐으며 벡텔 주니어 재단, 삼성, 아시아나 등의 기업 등이 성금을 낸 바 있다. 한국전쟁기념재단은 올해 5월께 총영사관을 통해 민간 모금액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의 매칭 펀드를 우리나라 국가보훈처에 신청할 예정이다.

<신영주 기자>

한국전참전기념비 건립성금으로 자신의 유산 13만5천달러를 약정기부한 고맨 해군제독(오른쪽)이 한동만 총영사에게 감사패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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