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링 시달린 9세 아들 구하려 접근금지 요청, 법원 받아들여
“그건 내가 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었다.”
9살 난 아들이 학교 폭력으로 공포에 떨자 아버지가 택한 최후의 선택은 법원에 가해 소년이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해 달라’는 접근금지명령을 법원에 요청하는 일 뿐이었다. 그리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솔라노 카운티 역사상 9살 난 소년에게 법원 접근금지명령이 나온 건 이번이 최초이다.
ABC, CBS 방송 등 미 언론은 24일 페어필드 소재 롤링 힐스(Rolling Hills)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이 영화 같은 이야기를 일제히 보도했다. 언론은 스티븐 퓨드너씨가 욕설과 폭력에 시달리는 4학년 생 아들을 구하기 위해 학교에 한 달이 넘게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같은 방법을 선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난 아들의 불링(Bullying•괴롭힘, 왕따)을 막기 위해 시도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고, (법원에 요청하는)이번 시도도 망설임이 없었다. 결국 법원이 내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측은 가해자라고 추정되는 소년이 9세라는 점을 들어 이름과 정확한 주소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사실상 법원의 접근금지명령이 전달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법원명령이 나온 후 5일 내 서류가 가해자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접근금지명령은 무효가 된다.
퓨드너씨는 모든 일이 원점으로 돌아가도 다시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내 자식뿐만 아니라 모든 어린이들 위해 이런 행동을 한 게 기쁘다”고 말했다. 페어필드-수선 교육구 교육감은 이에 대해 학생들의 안전이 제 1순위라고 강조하고 하지만 사생활 보호를 위해 이번 일에 대해선 언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청소년 전문가들은 작년 미국 정신의학회(APA) 연례회의에서 크리스티 킨드릭 박사가 13세∼17세 청소년 1만5,545명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를 인용, 학교 폭력을 당한 학생의 자살 시도율은 9.5%로 피해 경험이 없는 학생의 자살 시도율의 두 배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또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한 사이버 왕따 피해 학생이 자살을 시도하는 비율은 14.7%로 피해 경험이 없는 학생이 자살을 시도하는 비율(4.6%)보다 세 배로 높았다.
학교 폭력과 사이버 왕따 둘 다 경험한 학생의 자살 시도율은 21.1%에 달해 자살 위험이 가장 컸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미 청소년 5명 중 1명은 학교 폭력을, 6명 중 1명은 사이버 왕따를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판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