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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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이 있어 행복한 인생길

2014-03-2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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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마당

▶ 오일환 / 워싱턴

미국에 온 지도 어느덧 30여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태평양 바다를 건너온 지가 엊그제 같았는데 세월은 유수처럼 흐르고 있음을 내 모습에서 본다. 푸르던 젊음은 어디로 가고 머리에는 흰 서리가 듬성듬성 내려앉았다.

30여 년 전 워싱턴에 도착하니 아는 사람도 없고 낯설기 만한 이민 생활이 시작되었다. 말이 안 통하는 불편에 서럽고 서러워 많이 울기도 했다. 이제 그 시절도 지나간 옛 일이 되었다.

세월이 약이라 했던가. 많은 아픔과 여러 가지 힘든 일이 있었지만 신앙에 의지하며 살아가니 하루하루가 감사하다. ‘아픈 만큼 성숙해 진다’는 말처럼 아프고 나서야 인생의 참맛도 깨닫게 되고 또한 친구가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살다보니 인생길의 친구를 만난 지가 오래되었다. 오랜 세월 서로 생일도 같이 축하해주고 자주 만나는 사이가 되었다. 친구란 인생을 살아가다가 길을 헤맬 때 마음을 안정시켜주고 힘들 때 위로해주고 격려해주며 서로 의지하는 사이인 것 같다.

배려는 사람의 마음을 안정되게 해주고 친구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한결 포근해짐을 느끼게 해준다. 배려는 친구를 얻는 첫 걸음과도 같다.

진정한 친구는 나를 높여주고 끌어주는 존재이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가 좋다는 말 이제야 알 것 같다. 항상 마음을 편하게 해주어 또 만나고 싶어지는 길벗이 있기에 인생을 행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미움과 질투는 멀리하고 사랑만 담고 가는 인생은 얼마나 행복한 인생일까. 인생길의 친구들에게 말하고 싶다. 인생의 남은 시간 함께 건강하게 걸어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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