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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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보면 매력에 흠뻑”

2014-03-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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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연민씨 전세계 전통 보자기 알리기 앞장

"보자기의 색과 디자인, 자투리를 이용하는 재활용, 옷감에서 보이는 문양의 숨은 뜻, 그리고 보자기를 만들며 받는 이의 복을 기원하는 마음. 다른 민족 사람들은 이런 보자기를 한번 접하면 매력에 푹 빠집니다."

한국 전통 보자기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는 재미동포 이영민(45·사진)씨는 ‘보자기 전도사’로 불린다. 17년 전 남편과 함께 이민와 현재 샌프란시스코 외곽에 사는 이씨는 배우려는 사람은 많지만 영어로 된 책이나 자료가 많지 않아 가르치는데 어려움이 따르자 웹사이트(www.youngminlee.com)를 개설해 보자기와 매듭에 관한 역사와 정보, 만드는 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조각보·예물보·상보 만들기를 담은 2시간짜리 DVD도 발매했다.

올해 1월 LA카운티미술관(LACMA) 초청으로 보자기 웍샵도 열었다. 웍샵이 인기가 높자 미술관은 앞으로 4월12일, 5월3일, 6월7일까지 총 3차례의 웍샵을 추가했다.


외할머니가 보자기 만드는 것을 보고 자랐다는 이씨는 인하대 의류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했다. 이민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평소 관심이 있던 텍스타일 아트(섬유예술)를 보자기로 표현하고자 전통예술인 매듭과 보자기에 몰두했다.

"보자기는 예로부터 모든 것을 넉넉하게 감싸 안은 한국 어머니들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과 같습니다. 저에게 보자기는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과 한국 문화·전통에 대한 그리움을 담는 작업인 동시에 느리고 느린 손바느질을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오묘한 보자기의 아름다움을 다른 민족에게 알려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10년 전. 인터넷의 발달로 세계 곳곳에서 보자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 많아졌고 타국에서 연락이 오면 샘플과 재료를 우편으로 보내주기도 했다. 이씨의 가르침을 받은 세계 각국의 친구들은 현재 이씨와 정보를 공유하며 각자의 나라에서 보자기를 가르치기도 한다.

이씨는 "보자기는 한국 미술이나 퀼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사랑 받고 있다"며 “보자기를 알리고 가르칠 영문으로 된 보자기 책을 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A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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