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老眼)
2014-03-20 (목) 12:00:00
유효기간이 지난 렌즈
초점이 맞지 않는다
침침한 안질
돋보기의 도수도 흐리다
진화의 진리가 퇴화로 역행한다
별로 쓸모없는 육체가
요식행사로 얼굴 두 곳을 지키고 있다
차라리 감으니
시간도 공간도 가늠하지 않는다
육안이 흐려지니
심안이 밝아지는 겐가
밤하늘의 별들도 초롱초롱
숲속의 나뭇가지 위 둥지의 새도
물속의 고기떼들
모든 게 더 아름답다
잴 수도
형태도 없는
깊은 마음속도 보인다
치대던 욕심도
이죽거리던 시샘도
노안엔
모두
부질없는 후회의 사선(斜線)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