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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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내가 지키자

2014-03-1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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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마당

▶ 신희정 / 부동산 중개업

한국에는 아직도 남아선호 사상이 남아있는 것 같다. 한 가정에 보통 한 아이만 낳으니 아들딸 구별 없이 아이에게 정성을 다하지만 아직도 아들이 가족의 성을 지킨다는 생각에 아들을 원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여성이 결혼을 해서 친정 호적에서 빠져 나와도 성은 계속 유지하는 것이 한국이다. 나의 경우는 한국에서 미국인과 결혼을 하게 되었고 미국대사관에 결혼신고를 하려고 하니 성을 남편의 성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의를 제기할 것도 없이 영주권 수속을 빨리 하기 위해 성을 바꾸었다. 나중에 미국에 와서 보니 여성이 본인의 의사로 남편의 성을 따라가든지 말든지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성은 지키면서 왜 정작 이름을 잃고 사는지 모르겠다. 여성이 결혼을 하고 나면 으레 아무개 엄마가 된다. 봉사회에서 일하면서 많은 여성들로부터 문의 전화를 받게 되는데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목소리의 아주머니들은 선뜻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못한다. 재차 물으면 마지못해 본인의 이름을 알려주곤 한다.

사실 주변의 한인 부모들을 생각해봐도 이름을 알고 있기보다는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빠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각자 누구의 엄마인 것도 사실이고 누구의 아내인 것도 사실이지만 나는 나이다. 앞으로 누가 이름을 묻는다면 누구의 엄마나 아내 대신 당당하게 이름을 말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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