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타임스 장학생 선정 뇌성마비 한인여고생
▶ 스타이브센트 고교 12학년 오은별 양 역경 극복 인정받아
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가 오은별 양.
뇌성마비로 걸음걸이가 남들과 똑같지 않은 그녀를 친구들은 ‘거북이’라고 놀려댔다. 일부 친구들은 그녀의 걸음걸이를 흉내 내며 마음을 아프게 했다. 아홉 살에 불과했던 그녀가 견디기엔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6일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아픈 상처를 안고 있는 스타이브센트 12학년 오은별(19·사진)양에게 ‘뉴욕타임스 대학 장학생’이라는 영예를 안겼다. 명문 고등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유지한 것도 대단하지만, 아직까지 장애인에게 관대하지 못한 한국에서 온갖 차별을 견디며 살아온 그녀의 이야기가 심사 위원들을 감동시켰기 때문이다.
수상 소식이 알려진 이날 오양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얼떨떨하다”며 “이번 장학금 선정을 계기로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국 충남 대천 출신인 오 양은 한국에서 왕따 피해를 겪은 뒤 부모님과 떨어져 홀로 도미, 현재 이모 김용경 씨와 퀸즈 베이사이드에 함께 살고 있다. 오른쪽 손과 발을 거의 사용하지 못해 불편한 상황이지만 이 때문에 남들보다 몇 배 더 노력했다는 게 이모 김씨의 설명이다.
하버드와 컬럼비아, 뉴욕대(NYU), 프린스턴 등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여러 명문 대학에 원서를 넣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오양은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여러 정책을 공부하고 싶어 정치학을 학부 전공으로 선택했다. 하지만 오양의 최종 목표는 변호사가 되는 것이다. 오 양은 “이후 로스쿨에 진학해 각종 편견과 싸우겠다”며 “장애인들이 어려움 없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앞으로 오양에게 대학 졸업까지 매년 7,500달러씩의 장학금을 지급하며, 인턴십과 멘토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후원한다. 이날 장학생에는 오양을 포함해 총 10명의 학생들이 선정, 발표됐다. 대부분 고아나 홈리스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학생들이다.
1999년부터 장학생을 선발해오고 있는 뉴욕타임스는 지금까지 242명의 학생들을 배출, 이들이 의사와 변호사, 기자 등 전문직 종사자로 성장하도록 도왔다. 장학금은 대부분 독자들의 후원하는 것이다.<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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