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계 유산’ 유감

2014-02-2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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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봉 / 철학박사

▶ 나의 의견

최근 들어 ‘유네스코 세계 유산’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여행을 하다보면 자주 듣게 되는데 나에게 거부감을 아주 많이 주는 말이다. 특히 왕이나 황제가 살던 곳,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 놓았다는 것들에 세계 유산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는 것을 보면 거부감뿐 아니라 분노심까지 느낀다.

왜냐하면 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상은 바로 인간평등사상이기 때문이다. 그 겉모양, 규모, 그리고 내부 장식의 화려함 등으로 볼 때‘볼만한 구경거리’인 것은 확실하고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 역사와 내막 그리고 그 당시의 사회에 끼친 악영향과 폐해를 생각해본다면 가치절하 해버렸어야만 할 것들이 대부분이다. 인간의 존엄성에 해악을 끼친 자들이, 헤아릴 수 없을 만치 많은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혹사시키고 죽여가면서 이룬 건축물을 세계 유산으로 부르는 것이 과연 합당한 일일까?

유네스코가 나설 일이 아니다. 그 나라 그 지역 사람들이 국가 유산 또는 지역 유산으로 정해 관광거리로 만들든 말든 각 지역 사람들에게 맡겨 두는 것이 옳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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