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연의 힐링 속으로…

2014-02-2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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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잔 / 샌프란시스코

마음과 몸이 아프지 않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느끼며 파머스 마켓에서 유기농 채소, 고기, 계란 등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유기농 계란도 인위적 환경에서 옥수수 사료로 키운 닭의 알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곤 했다. 그러다가 작년에 병아리 3마리를 집에 정성껏 키우기 시작했다.

지금은 암탉 9마리와 수탉 한마리가 있다. 꽥꽥~ 하는 얼굴에 아기 때의 모습이 있어 웃음이 절로 난다. 닭도 사람같이 얼굴이 남아있구나 싶다.


남편은 “마켓의 치킨은 6달러면 사는데 닭장 만들고 먹이 사느라 돈이 너무 들어간다”고 투덜대면서도 1년 동안 열심히 닭들에게 먹이를 주었다.

우리 카페는 매주 농장에서 보라고구마, 블랙베리, 딸기 등을 다량 구입한다. 설탕을 사용하지 않고 빙수를 만들기 때문에 많은 양의 과일이 필요하다. 지난주 블랙베리 800박스, 딸기 1,000박스를 구입하자 농장주는 시들은 야채와 과일들을 닭을 위해 계속 주겠다고 했다. 남편은 닭 먹이가 해결되었으니 닭 10마리와 오리 3마리를 더 기르자고 한다.

닭들은 새벽 6시에 일어나 해질녘에 기계같이 집으로 들어간다. 좋은 계란을 먹겠다는 생각에 우리는 새벽부터 움직이고 흙을 만진다. 자연은 계란에서 건강을 주고 우리가 들이는 정성만큼 정신적, 육체적 건강도 주는 것 같다.

닭들이 울기 시작해 더 이상 시내에서 키울 수 없어 우리는 야외로 이사를 간다. 뒤뜰에는 불독이 마구 뛰어다닐 것이고 앞에는 텃밭이 있고 20마리 닭들이 매일 계란을 낳을 것이다. 텃밭에서 나오는 오이와 토마토를 먹으며 자연의 힐링 속으로 그렇게 더 들어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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