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즐겨 부르는 노래에 희망이

2014-02-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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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설자 / 수필가

하늘은 잔뜩 흐려있다. 눈이 온다는 일기예보에 맞춰 창밖엔 아주 가는 눈이 조금씩 흩뿌리고 있다. 뒤뜰에 줄지어 서있는 동백나무들. 통통하게 부풀은 동백꽃 봉우리는 언제 만개할 런지. 조바심을 내지만 아직도 꿈쩍을 안하는 것을 보면 무던히 기다려야 하는가 보다.

매일 아침이면 눈을 부릅뜨고 이젠가 저젠가 활짝 피워 낼 그 아름다운 동백꽃에 기대가 크다.

탈무드 격언에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세 가지가 있는데 명곡(名曲), 조용한 풍경, 깨끗한 향기라고 했다. 때로 허전한 마음속에 고독이 마냥 눌러 앉을 때, 따사한 햇살이 창가로 찬란하게 밀려들어 올 때면 소파에 앉아 향 좋은 커피를 마시며 때로는 성가를, 때로는 가요로, 때로는 팝송을 소리 내어 부르곤 한다.


“행복해서 노래하는 게 아니고 노래하니까 행복해진다” 라는 말이 있듯이 신나게 사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고 했다. 인생에 있어서 노래가 없다면 우린 어떻게 스트레스를 풀었을까. 힘이 되어주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게 음악이다.

노래는 뭔지 모르게 큰 마력을 지니고 있다. 슬플 때도 흥겨울 때도 어김없이 노래는 우리와 함께 해왔고 고된 삶에는 힘이 되었고 잔치할 때는 더욱 더 흥을 돋우어왔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 음악 교육 연구소의 한스 퀸터 바스티안 교수팀은 노래 부르기는 노래를 부른 사람의 기분을 개선시켜 주는 것뿐 아니라 면역체계를 강화시켜주는 것으로 추론했다.

그런데 어느 무렵부터인가 우리는 확실히 메마른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산업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은 기계 속에 묻혀 자기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그것의 노예로 전락하고만 느낌이 든다.

인생에는 산도 있고, 강도 있고, 비가 오는 날이 있으며 태풍이 부는 날도 있다. 어떤 일이 닥쳐도 좌절하지 말고 평소에 즐겨 부르는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쉽지는 않지만 마음의 평화 속에 인내심을 길러야 할 것이다. 우리의 삶에는 무엇이든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떤 것이든 지나고 나면 한순간에 불과하다.

우리가 집착하고 울고 웃고 하는 것들도 결국 연기처럼 사라지고 만다. 오늘도 즐겨 부르는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멋진 날을 꿈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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